[월드컵 D-1] '빗장수비' 러시아…'다크호스' 알제리…'황금세대' 벨기에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에서 홍명보호(號)가 상대할 3개국 중 벨기에의 전력이 가장 막강하고 알제리가 상대적 약체로 분류된다. 하지만 만만한 상대가 하나도 없다는 평가다. 세 국가 모두 최근 평가전에서 무패를 기록했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32개국 가운데 가장 힘든 도전이 될 것”이라며 예선전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했다.

오는 18일 한국과 1차전을 치르는 러시아는 조직력과 수비가 강한 팀이다. 러시아 대표팀은 대부분 러시아 프로리그에서 활약하는 국내파다. 같은 리그에서 뛴 데다 훈련할 시간이 많아 조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탈리아 출신인 카펠로 감독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카테나치오(빗장수비)’를 펼치는 축구를 선호한다. 러시아는 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4골만 내주는 철벽수비를 선보였다. ‘제2의 야신’으로 손꼽히는 이고르 아킨페프(28·CSKA 모스크바)가 지키는 골문도 빈틈이 없다.

핵심 공격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2·제니트)는 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골을 유도하는 팀플레이에 강하다.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은 패스·돌파·슈팅 등 공격의 3박자를 갖춘 2선 공격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코코린은 내가 지도했던 선수 중 최고”라고 말했다.

러시아팀은 수비가 강하기 때문에 정면 돌파보다는 윙어인 손흥민, 이청용 등 빠른 선수들을 활용한 측면 공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 노장선수가 많아 민첩성과 체력은 한국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 약점이 노출된 경기가 지난 1일 노르웨이전이었다. 경기 후반 집중력 부족과 체력 고갈을 드러내며 노르웨이에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강한 압박으로 후반전을 노린다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2차전 상대인 알제리는 러시아와 반대로 해외파가 중심이다. 선수 중 70% 이상이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다. 홍명보호의 2배가 넘는다.

스타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개인기와 창의적인 플레이가 강점이다. 경계 대상 1호는 이슬람 슬라미니(26·스포르팅 리스본), 소피앙 페굴리(25·발렌시아) 등이다. 슬라미니는 스포르팅 리스본의 포르투갈리그 준우승을 도운 특급 공격수다. 지역예선 7경기에서 5골을 기록했다. 페굴리는 알제리 공격의 첨병이다. 중원에서 볼을 지배하며 공격을 지휘한다. 알제리는 최근 아르메니아·루마니아와의 평가전에서 모두 승리해 A매치 4연승을 기록하며 월드컵 준비를 마쳤다. 2경기를 치르며 5골을 넣은 탄탄한 공격력이 눈길을 끌었다.

알제리는 베스트 11을 뒤늦게 확정해 조직력이 취약한 것이 약점이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알제리 축구협회와 재계약 여부를 놓고 수개월째 갈등을 빚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월드컵 본선에서 16강에 진출한 경험도 없다.

벨기에는 H조 최강팀으로 평가된다. 벨기에는 지난 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튀니지는 한국이 지난달 28일 국내 최종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던 상대였다. 벨기에는 월드컵 예비엔트리 확정 뒤 치른 A매치 3경기를 모두 이겼다.

‘황금 세대’로 불리는 공격수 에당 아자르(첼시), 수비수 빈센트 콤파니(맨체스터 시티),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핵심이다. 쿠르투아는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신들린 듯 선방하며 팀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주로 왼쪽에서 뛰는 선수들의 공격력이 막강해 홍명보호는 오른쪽 수비에 중점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벨기에는 수비수들이 지나치게 공격에 가담하며 종종 역습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CBS뉴스는 “벨기에가 1위를 차지하고 나머지 3개국이 한 자리를 놓고 다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