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는 필요한 인재를 찾을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업무에 빨리 적응하는 공과대학 졸업생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학부생은 이론 중심의 교육으로 전공과목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실무 관련 교육과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기업에서 1순위로 치는 대졸 공학계열 최고 인재는 ‘기본기가 탄탄한’ 학생이다. 기본기를 잘 갖추고 있으면 응용 능력도 뛰어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학생을 찾기 어렵다는 푸념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16년째 소프트웨어 기업을 운영해온 김영렬 케이시크 대표 겸 대전지역 소프트웨어·콘텐츠 비즈클럽 회장은 “KAIST 충남대 등 대전지역 전산학과·컴퓨터공학과 학생의 인턴십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학 졸업할 때까지 4년이나 배우고도 프로그래밍의 기초도 잡히지 않은 학생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국 지역의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 사장들은 대학졸업자들의 프로그래밍 수준이 현격히 떨어진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목 분야를 포함한 종합엔지니어링 회사 천일의 김성수 사장도 “설계 회사라 학교에서 기초 교육을 확실히 받은 학생이 필요한데 이 같은 학생이 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공과대학 학부생들은 ‘이론 중심의 교육’을 주범으로 지목한다. 학교 수업이 이론에 치중돼 있어 전공 수업에 흥미를 잃었다는 하소연이다. 국내 4년제 대학 전자공학과에 다니는 이혜연 씨(21)는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이 기본기를 갖추는 데 필수적인 건 알겠다”면서도 “기업 연구개발(R&D)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모르는 채 배우니 가끔 막막한 산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이 현장의 ‘감’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프로젝트 방식 등 실무형 교육을 늘리는 것이다. 천일의 김 사장은 “실무의 스펙트럼이 워낙 넓어 맞춤형 실무 인재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도 “업종과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실무교육이 동기 부여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도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봐도 ‘잘하는 애들은 입학 전부터 잘했다’고 한다”며 “이론 중심의 고지식한 교육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져보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서 교육을 통해 ‘만들어진 인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