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화력쇼…10조 매수 '빅 사이클'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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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째 순매수 행진
선진지수 탈락했지만 지수 올라
글로벌 유동성 풍부하고
유럽 '그레이트 로테이션' 가능성
한국시장 사는 비차익거래 늘어
외국인 추가 매수 기대 솔솔
선진지수 탈락했지만 지수 올라
글로벌 유동성 풍부하고
유럽 '그레이트 로테이션' 가능성
한국시장 사는 비차익거래 늘어
외국인 추가 매수 기대 솔솔
외국인 투자자들의 연속 순매수 기록이 20거래일로 늘었다. 11일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선진시장지수 구성 국가로 선택되지 못했다는 소식도 외국인 매수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모습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빅 사이클’이 온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지나칠 만큼 풍부한 데다 외국인들이 한국과 ‘한 묶음’으로 인식하는 중국의 경기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MSCI는 악재 아닌 호재”
코스피지수는 11일 전 거래일보다 0.14% 오른 2014.6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들이 144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개인들의 매물을 받아낸 덕이다.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로도 1731억원어치의 자금이 유입됐다. 비차익거래는 15개 종목 이상을 한꺼번에 매매하는 것으로 외국인이 주로 활용한다. 개별 종목이 아닌 한국 시장 전체를 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는 ‘찻잔 속 태풍’이었다. MSCI는 이날 한국과 대만을 선진시장지수 편입 검토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MSCI지수를 추종, 선진국 주식을 매입하는 글로벌 펀드들의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기회를 놓친 셈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한국의 선진시장지수 편입이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던 만큼 시장에 별다른 충격이 없었다”며 “오히려 중국 A주의 신흥시장 편입이 무산됐다는 점이 호재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은 증시의 성격이 엇비슷해 나란히 신흥시장지수에 포함되면 MSCI 추종 펀드들이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일 우려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당분간 더 산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사자’ 행진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글로벌 자금이 넘쳐나는 만큼, 이 중 일부가 한국으로 흘러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따른 유럽계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보다 낮아지는 등 채권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는 만큼 유럽판 그레이트 로테이션(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 이동)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은 물론 미국의 글로벌 투자자들은 언제든지 쏠 수 있는 ‘실탄’이 넉넉하다”며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신흥시장 투자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년 중국 무역지표가 개선되는 시점에 한국에 베팅했고 집중 매수 시기에 투입한 자금 규모도 10조원 선에 달했다”며 “이번에도 대규모 매수세를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사고 있지만 다른 신흥국에 비해 매수 강도가 약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전문가도 많다.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서 순매수한 주식은 17억3110만달러어치다. 90억8550만달러어치를 산 인도의 6분의 1 선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외국인 효과’도 크지 않았고 지수 상승 폭도 작았다”며 “밸류에이션(이익 대비 주가) 측면에서 한국 주식을 매력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MSCI는 악재 아닌 호재”
코스피지수는 11일 전 거래일보다 0.14% 오른 2014.6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들이 144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개인들의 매물을 받아낸 덕이다.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로도 1731억원어치의 자금이 유입됐다. 비차익거래는 15개 종목 이상을 한꺼번에 매매하는 것으로 외국인이 주로 활용한다. 개별 종목이 아닌 한국 시장 전체를 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는 ‘찻잔 속 태풍’이었다. MSCI는 이날 한국과 대만을 선진시장지수 편입 검토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MSCI지수를 추종, 선진국 주식을 매입하는 글로벌 펀드들의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기회를 놓친 셈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한국의 선진시장지수 편입이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던 만큼 시장에 별다른 충격이 없었다”며 “오히려 중국 A주의 신흥시장 편입이 무산됐다는 점이 호재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은 증시의 성격이 엇비슷해 나란히 신흥시장지수에 포함되면 MSCI 추종 펀드들이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일 우려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당분간 더 산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사자’ 행진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글로벌 자금이 넘쳐나는 만큼, 이 중 일부가 한국으로 흘러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따른 유럽계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보다 낮아지는 등 채권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는 만큼 유럽판 그레이트 로테이션(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 이동)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은 물론 미국의 글로벌 투자자들은 언제든지 쏠 수 있는 ‘실탄’이 넉넉하다”며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신흥시장 투자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년 중국 무역지표가 개선되는 시점에 한국에 베팅했고 집중 매수 시기에 투입한 자금 규모도 10조원 선에 달했다”며 “이번에도 대규모 매수세를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사고 있지만 다른 신흥국에 비해 매수 강도가 약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전문가도 많다.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서 순매수한 주식은 17억3110만달러어치다. 90억8550만달러어치를 산 인도의 6분의 1 선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외국인 효과’도 크지 않았고 지수 상승 폭도 작았다”며 “밸류에이션(이익 대비 주가) 측면에서 한국 주식을 매력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