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老)-노(老) 상속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절삭공구업체인 한국OSG의 정태일 회장(사진)은 11일 “한국도 일본처럼 80~90세 부모가 60대 자녀에게 기업을 상속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세제 등 정책적으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가업승계 중소기업 1·2세대 기업인과 세제·경영·법률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명문 장수기업 정책포럼’의 공동위원장이다. 포럼은 가업승계 기업의 친목 모임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책개발 조직으로 확대, 지난 4월 출범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2회 행사에서 “창업 1세대들이 고령화하면서 2세대에게 사전증여를 통해 계획적이고 안정적으로 가업을 승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2·3세대 후계자들이 견실한 기반 위에서 사업 확장이나 신규 투자 등에 나설 수 있도록 사전승계에 대한 세제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가업상속 기업인이 후계자에 사전 증여할 때 저율과세(10%)를 적용받는 한도를 현행 30억원에서 500억원(가업상속 공제한도)까지 높이고, 수혜대상 기업도 법인에서 개인 기업으로 넓히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사전증여로 인한 증여세를 일본처럼 상속 때까지 납세 유예했다가 일괄정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사회적으로 가업기업에만 이 같은 과세특례를 적용하는 데 대해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며 “이는 기업인들이 자발적인 사회공헌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사회공익재단을 만들어 수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OSG는 1976년 설립된 절삭공구 분야 히든 챔피언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891억원을 기록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