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의원
최경환 의원
‘최경환 부총리설(說)’은 박근혜 대통령이 개각 의사를 공식적으로 내비친 지난 5월 초 이후 한 달 넘게 제기됐다. 현오석 현 부총리 후임으로 몇몇 관료 출신도 함께 거론됐지만 최 의원이 줄곧 ‘0순위’ 후보였다.

박 대통령이 집권 2년차를 맞아 무엇보다 정책의 실행과 성과를 강조해온 만큼 현 국면에서는 ‘순응형’ 관료보다는 추진력이 있고 정무 감각이 뛰어난 정치인 출신이 적합하기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 내부 분위기다. ‘최 부총리’에 대한 기획재정부 내부 반응도 나쁘지 않다. 기재부 고위 간부들은 “부총리란 자리가 어차피 국회를 상대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실세 정치인이 오히려 좋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2기 경제팀 수장에 정치인

청와대 관계자는 “집권 1년차에 주요 정책의 과제와 추진 방향을 수립했다면 2년차 들어서는 정책을 현장에 적용·집행하며 성과를 내야 하는 게 우선이고 박 대통령 역시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점을 누차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정책을 만들어내는 관료보다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치인 출신이 부총리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도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규제 개혁 과제 같은 주요 국정 과제는 모두 관련 정책을 법안으로 만들어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실행 가능하다”며 “여권 실세인 최 의원이 부총리를 맡아야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의원은 또 이미 지난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맡아 정책 판단력과 업무 추진력, 리더십을 두루 검증받았다는 점도 부총리로 내정된 배경이다.

조원동 경제수석 후임에 여당 내 정책통인 안종범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2단계 개각 추진

경 제팀 교체를 비롯한 개각은 이르면 12일부터 2단계에 걸쳐 단행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개각 대상이 되는 일부 부처의 후임자 인선이 매듭지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같이 교체하려다 보니 20~30명에 달하는 후보자 검증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두 번째 이유는 정부조직개편과 관련이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밝힌 조직개편 방향에 따라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등의 조직개편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제출을 앞두고 있다. 교육부도 사회 총괄 부총리 부처로 승격되려면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 만약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해당 부처 장관 내정인사를 단행하면 인사청문회를 두 번 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 때문에 조직개편과 상관없는 경제팀 위주로 4~5개 부처 장관을 1단계로 먼저 교체하고 나머지 2~3개 사회 관련 부처와 신설되는 국가안전처 등의 인사는 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이후에 단행한다는 것이다.

◆정무·민정·경제·교육 수석 교체 대상

청 와대 수석비서관급에서는 정무·민정·경제·교육문화 수석이 우선 교체 대상에 올라 있다는 게 내부 분위기다. 박준우 정무수석은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된 이병기 주일대사 후임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조 경제수석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입각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농식품부 장관은 하반기 주요 이슈인 ‘쌀 관세화’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는 중책을 안고 있다.

홍경식 민정수석과 모철민 교육문화수석은 인사검증 과정의 실패 논란, 문화융성 과제의 성과 부족 등을 이유로 교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최근 정부조직개편 과정의 실책 등을 이유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유임 쪽으로 결론났다고 한다. 윤창번 미래전략수석도 ‘정부 3.0’ 과제를 부여받아 교체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태/도병욱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