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시행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는 지문이 다소 짧아지는 등 쉽게 출제됐다. 교육부의 ‘쉬운 수능 영어’ 방침에 따른 것으로 오는 11월 본수능에서는 상위권 변별력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이날 모의평가에서 국어와 수학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뉘었고 영어는 A·B형 구분 없이 통합형으로 치러졌다.

영어 지문 길이는 지난해 수능 B형의 경우 단어 기준으로 평균 150~160개였으나 이번 모의수능에서는 140개 수준으로 10개 이상 줄었다.

또 난도가 높은 빈칸채우기 문제가 7문항에서 4문항으로 줄었고, 듣기에서 5문항이 줄어들면서 늘어난 독해 5문항은 지난해 A형 수준으로 쉽게 출제됐다.

평가원 출제위원단은 “통합형 시험으로 전환된 영어 영역은 교육부가 올초 쉬운 수능 영어 방침을 발표한 데 맞춰 난이도를 지난해 A형과 B형의 중간 수준에서 출제했다”고 발표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영어가 비교적 쉽게 출제돼 만점자가 1등급 기준인 4%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같은 출제 기조가 본수능에도 이어지면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지는 등 변별력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어는 A형이 작년보다 약간 쉽거나 비슷한 수준이었고 B형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게 출제돼 A·B형 간 난이도 차이가 다소 벌어진 것으로 입시업체는 분석했다. 지난해 A형은 자연계생이, B형은 인문계생이 주로 응시하는 계열별 시험 형태가 됨에 따라 A형도 그다지 쉽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주목되는 변화다.

수학은 “A형과 B형 모두 2014학년도 수능보다 쉽게 출제해 적정한 난이도를 이루도록 노력했다”는 평가원의 자체 평가에 입시학원들도 동의하면서 이 같은 기조가 본수능에 이어질지 관심을 나타냈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쉬운 문제의 개수가 많고 중간 난이도의 문제가 적어 학생들이 시간적 여유를 가졌을 것”이라며 “어려운 문제들도 난이도 자체가 예년보다 비슷하거나 낮아 중상위권 학생의 점수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