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절반이 '바퀴 불량'
베네통, 내구성 약하고
미치코런던, 염료 묻어나
한국소비자원은 10개 여행가방 브랜드에서 판매 중인 20㎏급 소프트형(겉면이 천으로 된 것) 제품의 품질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소비자 선호도 조사를 토대로 ‘레스포색’ ‘만다리나덕’ ‘키플링’ ‘쌤소나이트’ ‘엘르’ ‘베네통’ ‘던롭’ ‘아메리칸투어리스터’ ‘미치코런던’ ‘피에르가르뎅’이 시험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조사에서 10개 브랜드 모두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선 바퀴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던롭 가방(모델명 DK11DEV016·가격 13만9000원)은 무게 20㎏을 채우고 30㎝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실험에서 바퀴가 깨졌다.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한국산업표준(KS) 권장기준에 미달했다. 던롭 측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바퀴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며 문제가 생긴 제품은 무상 수리하겠다”고 밝혔다.
피에르가르뎅(PEV111106·10만9000원)과 베네통(TV-M005·25만9000원) 가방은 KS 권장기준은 넘겼지만 경쟁사 제품에 비해 내구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60㎝ 낙하까지는 견뎠으나, 90㎝ 낙하에서는 바닥이 부서지거나 주행성능에 이상이 생겼다.
겉면이 물에 젖거나 햇빛에 쉽게 변색되는 제품도 많았다. 미치코런던(MCU-26224·11만9000원), 엘르(F674262·25만9000원), 피에르가르뎅 등 3개 제품은 물을 튕겨내는 정도를 가리키는 발수성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비가 오면 가방이 젖거나 음식물 등을 흘렸을 때 더러워지기 쉽다는 뜻이다. 특히 미치코런던 가방은 안감의 염료가 내부의 짐에 묻어날 가능성까지 높고, 엘르 제품은 겉면이 햇빛에 의해 변색될 우려가 있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아메리칸투어리스터(84T08002·12만9000원)와 엘르 제품은 용량 확장 시 균형 유지 능력이 경쟁 제품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 많은 물건을 넣기 위해 용량을 넓힐 때 무게중심을 잘 배분해 싣지 않으면 가방이 앞으로 넘어진다는 얘기다.
조사대상 중 가격이 제일 비싼 레스포색(2828.P414·47만8000원)의 경우 전반적인 품질은 우수하지만, 용량 확장이 불가능한 데다 저가형 자물쇠가 붙어 있다는 게 단점으로 꼽혔다. 최근 수년간 한국 매출이 급상승한 쌤소나이트(V7901002·33만8000원)는 바퀴의 내구성, 균형 유지 능력, 발수 성능 등 여러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외부 마찰에 겉감 색상이 변색될 우려가 있다는 게 흠으로 지적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모든 가방이 합격점을 받았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