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무수석에 내정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 도착,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정무수석에 내정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 도착,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정무수석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을 기용하고 김기춘 비서실장을 유임시켰다. 믿을 만한 측근을 중심으로 3기 청와대 참모진을 구성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사상 첫 여성 정무수석 실험

조 내정자는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2012년 초부터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2013년 초까지 줄곧 대변인으로서 옆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박 대통령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은 ‘원조 친박(친박근혜)’은 아니지만, 박 대통령이 신뢰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한 친박 인사는 “조 내정자는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의 패션과 어투 등을 관리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 신임을 얻었다”며 “박 대통령이 대선 경선 후보, 대선 후보, 대통령 당선인 등을 맡을 때마다 조 내정자를 대변인으로 기용한 것은 그만큼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여가부 장관에 임명돼 지난해 여가부를 국정과제 수행 우수 부처로 끌어올리는 등 업무 능력도 인정받았다. 차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사상 첫 여성 정무수석으로 발탁되면서 ‘유리천장’을 깼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와 국회 간 가교 역할을 하는 정무수석에 여성을 발탁한 것은 여성 특유의 친화력을 활용해 국회와 소통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조 내정자는 18대 국회의원 시절 최장수 당 대변인(665일)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라는 책을 낼 정도로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친정체제’ 3기 참모진

박 대통령은 이날 김기춘 비서실장을 유임시켰다.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향후 국정 운영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인물로 청와대 참모진을 구성하겠다는 의미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과 정부를 리드하면서 박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인물은 김 실장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광용 교육문화수석 내정자의 경우 박 대통령이 한때 이사장으로 있던 정수장학회 이사를 맡는 등 장기간 조언 그룹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한 민정수석 내정자는 ‘공안통 검사’로 분류되며, 김 실장의 추천을 받아 청와대에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에서 교체되지 않은 유민봉 국정기획수석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도 박 대통령과 오래 시간 호흡을 맞춰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