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13일 오후 4시50분

[마켓인사이트] 국고채 3년물 금리 13개월 만에 최저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다’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 여파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시장 금리가 일제히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13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연 2.74%에 마감했다. 지난해 5월28일(연 2.64%) 이후 1년1개월 만의 최저치다.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은 이날 3년 만기 국채 선물시장에서 2050계약을 사들이며 금리 하락을 주도했다.

다른 시장 금리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2%포인트 떨어진 연 2.99%,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01%포인트 하락한 연 3.30%를 기록했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세월호 사고 영향 등으로 소비가 다소 위축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라며 “내수 위축이 경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조금 더 지켜봐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4월 취임 후 줄곧 ‘기준금리 인상’ 쪽으로 신호를 보내오던 것과는 다소 달라진 모습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근거로 내세웠던 경기 회복세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낸 셈이다. 이 같은 발언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금리가 하락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 수준에서 13개월째 동결했다.

문홍철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내달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0.2%포인트 정도 낮출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게 시장의 분위기”라며 “시장 금리는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금리 하락폭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평소 내수 진작과 경제 성장을 강조해온 최 후보자가 취임하면 “금리 인상이 상당 기간 늦춰질 것”(노무라증권)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세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올 3분기 중에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