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전기차 시장부터 키우고 보자" 테슬라, 경쟁사에 특허 공개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 모터스가 보유하고 있는 전기차 관련 특허를 독일 BMW 등 경쟁사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구글 등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특허 소송을 벌여온 애플과는 정반대 행보여서 주목된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2일(현지시간) “전기차가 더 널리 개발될 수 있도록 특허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첫 번째로 BMW와 초고속 충전 배터리 기술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특허 등록은 계속하되 특허에 대한 권리는 주장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테슬라가 특허 무료 공개에 나선 것은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여전히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경쟁하더라도 더 많은 자동차업체가 뛰어들어 시장이 커져야 매출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테슬라는 또 특허 공개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초고속 충전소 기술을 타사와 공유할 경우 더 많은 충전소가 생겨나 테슬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머스크 CEO는 “경쟁사가 자신들의 차를 테슬라 차로 속여 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어떤 회사가 특허에 의존한다면 그들은 더 이상 혁신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 CEO는 또 “특허를 공개할 경우 정상급 엔지니어 인재를 유치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 한 회사에 묶여 있지 않고 널리 퍼지기를 원하는 공학도들이 테슬라로 몰려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결정이 테슬라뿐 아니라 전기 자동차산업에 좋은 일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