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개각 박근혜 정부 2기] 떠나는 현오석…"가장 부지런한 장관" vs "리더십 부족 아쉬워"
박근혜 정부 1기 경제팀을 이끈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13일 교체됐다. 지난해 3월22일 취임한 지 15개월 만이다.

경제기획원(EPB) 출신으로 오랫동안 관가를 떠났던 현 부총리는 당시 5년 만에 부활한 경제 부총리직에 깜짝 발탁됐다. 이후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신임을 바탕으로 ‘박근혜노믹스’의 첫 단추를 꿰기 위해 역대 어느 경제수장보다 더 동분서주했다. 기재부의 한 간부는 “역대 장관 중에 가장 부지런히 일을 찾아다닌 분”이라고 평했다.

취임 한 달도 안돼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17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데 이어 매주 경제관계장관회의와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투자와 소비, 고용을 늘릴 수 있는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이행을 위한 공약가계부와 ‘한국 경제 대도약’을 위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작성하고 방만경영 근절과 과다부채 해소를 핵심으로 하는 공공기관 정상화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런 노력은 경제지표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제수장에 걸맞지 않은 잦은 말실수와 정책 혼선으로 인해 정치권은 물론 관가에서도 ‘리더십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고 수시로 교체설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해 8월 ‘월급쟁이 증세’ 논란에 밀려 정부 스스로 5일 만에 세법 개정안을 수정한 ‘세법 개정안 파동’과 올해 초 카드사 정보 유출 사고는 적잖은 상처를 안겨줬다. 특히 카드사 정보 유출사고가 터졌을 때 “어리석은 사람이 책임을 논한다” 등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박 대통령으로부터 공개 질타를 들어야 했다.

경제 부처의 한 간부는 “현 부총리가 조기 퇴진했다고 볼 순 없지만 재임 기간 중 크고 작은 비판을 들었던 점에서 보면 ‘아쉬움이 남는 퇴장’”이라고 평가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소회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할 말이 없다. 나중에 기자실에 들러 얘기하겠다”고만 짧게 밝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