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큰 손' 외국인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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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1조 매입…작년의 2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관망세를 보여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해부터 서울 도심 업무용 빌딩을 중심으로 부동산 매입을 늘리고 있다. 중국 등 글로벌 신흥시장보다 투자 위험이 작다는 점이 부각된 결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3일 빌딩 중개업계에 따르면 1000억원 이상 대형 건물에 대한 외국인 투자금액은 2012년 3500억원에서 지난해 1조127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 들어 이날 현재까지 이미 1조원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 외국인의 대형 빌딩 투자금액이 507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 들어 두 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2000억원 내외였던 개당 빌딩 투자금도 커지고 있다. 이달 초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와 아시아 투자회사 림어드바이저스는 서울 중학동 ‘더케이트윈타워’를 사들였다. 외국계 펀드, 중기진흥공단·신보·관광공사 건물도 '눈독'
매입 금액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빌딩업계에선 추정되고 있다. 최근 3년 새 외국인 매입 빌딩 중 최고가다. 연면적이 8만3800㎡에 이르는 이 건물엔 한국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 금융회사 로펌 등이 입주해 있다.
지난 4월 아제르바이잔 국영 석유기금(SOFAZ)이 사들인 서울 을지로2가 파인애비뉴 A동 오피스 빌딩 매입가도 4억4700만달러(약 4775억원)에 달했다. KKR과 SOFAZ 모두 국내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 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업무·상업용 빌딩 투자를 늘리는 것은 한국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라는 인식이 최근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기대 수익률이 예전보다 낮아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다른 아시아 신흥 성장 국가에 주목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가 요동치면서 상대적으로 빌딩시장이 안정된 한국을 다시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아시아 주요 도시의 빌딩은 경기 변동에 따라 임대료가 30%씩 오르내리기도 한다”며 “하지만 한국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임대료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건물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대기업 등 안정적인 임차인이 입주해 있고, 서울 도심에 위치해 공실 위험이 낮은 대형 빌딩을 선호한다. 국내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거 캐피탈’은 지난 4월 KB자산운용의 부동산사모펀드를 통해 서울 동자동 동자8지구에 건설 중인 빌딩과 오피스텔 2동을 사들였다.
최근 정부가 공기업 지방도시 이전을 추진하면서 중소기업진흥공단(서울 여의도동), 신용보증기금(서울 공덕동), 한국관광공사(서울 다동) 등 본점 건물에도 외국계 펀드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인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이사는 “한국은 꾸준한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온 데다 도심 업무빌딩의 공실도 많이 해소돼 해외 투자자들이 핵심 투자처로 재분류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업계에서 핵심 시장으로 분류된 아시아 도시는 일본 도쿄, 호주 시드니 등이다.
반면 중소형 빌딩에는 외국 자본 투자가 거의 없다. 알코리아에셋에 따르면 지난해 30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의 매수자는 내국인이 98%, 외국인은 2%였다.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는 “중소형 빌딩은 개인이 직접 거래 정보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대형 외국계 펀드가 취급하는 게 쉽지 않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13일 빌딩 중개업계에 따르면 1000억원 이상 대형 건물에 대한 외국인 투자금액은 2012년 3500억원에서 지난해 1조127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 들어 이날 현재까지 이미 1조원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 외국인의 대형 빌딩 투자금액이 507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 들어 두 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2000억원 내외였던 개당 빌딩 투자금도 커지고 있다. 이달 초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와 아시아 투자회사 림어드바이저스는 서울 중학동 ‘더케이트윈타워’를 사들였다. 외국계 펀드, 중기진흥공단·신보·관광공사 건물도 '눈독'
매입 금액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빌딩업계에선 추정되고 있다. 최근 3년 새 외국인 매입 빌딩 중 최고가다. 연면적이 8만3800㎡에 이르는 이 건물엔 한국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 금융회사 로펌 등이 입주해 있다.
지난 4월 아제르바이잔 국영 석유기금(SOFAZ)이 사들인 서울 을지로2가 파인애비뉴 A동 오피스 빌딩 매입가도 4억4700만달러(약 4775억원)에 달했다. KKR과 SOFAZ 모두 국내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 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업무·상업용 빌딩 투자를 늘리는 것은 한국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라는 인식이 최근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기대 수익률이 예전보다 낮아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다른 아시아 신흥 성장 국가에 주목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가 요동치면서 상대적으로 빌딩시장이 안정된 한국을 다시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아시아 주요 도시의 빌딩은 경기 변동에 따라 임대료가 30%씩 오르내리기도 한다”며 “하지만 한국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임대료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건물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대기업 등 안정적인 임차인이 입주해 있고, 서울 도심에 위치해 공실 위험이 낮은 대형 빌딩을 선호한다. 국내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거 캐피탈’은 지난 4월 KB자산운용의 부동산사모펀드를 통해 서울 동자동 동자8지구에 건설 중인 빌딩과 오피스텔 2동을 사들였다.
최근 정부가 공기업 지방도시 이전을 추진하면서 중소기업진흥공단(서울 여의도동), 신용보증기금(서울 공덕동), 한국관광공사(서울 다동) 등 본점 건물에도 외국계 펀드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인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이사는 “한국은 꾸준한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온 데다 도심 업무빌딩의 공실도 많이 해소돼 해외 투자자들이 핵심 투자처로 재분류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업계에서 핵심 시장으로 분류된 아시아 도시는 일본 도쿄, 호주 시드니 등이다.
반면 중소형 빌딩에는 외국 자본 투자가 거의 없다. 알코리아에셋에 따르면 지난해 30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의 매수자는 내국인이 98%, 외국인은 2%였다.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는 “중소형 빌딩은 개인이 직접 거래 정보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대형 외국계 펀드가 취급하는 게 쉽지 않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