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스티어링 휠(왼쪽부터), AMG 퍼모먼스 스티어링 휠, 신형 쏘나타 스티어링 휠
모닝 스티어링 휠(왼쪽부터), AMG 퍼모먼스 스티어링 휠, 신형 쏘나타 스티어링 휠
자동차에는 2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갑니다. 수많은 부품이 정밀한 제어 과정을 거쳐 차를 움직이는 것이죠.

혹시 스티어링휠(steering wheel)을 아시는지요? 흔히 ‘핸들’이라고 부르는데 정확한 명칭은 스티어링휠입니다. 운전자가 차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조향장치죠. 차량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고 작동 방식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운전자들이 늘 만지지만 의외로 잘 알지 못하는 스티어링휠의 세계를 카앤조이가 탐구했습니다.

스티어링휠을 보면 차가 보인다

먼저 스티어링휠의 구성부터 볼까요. 중앙의 에어백홈을 중심으로 외곽에 동그란 림(rim)이 있습니다. 홈과 림을 연결하는 부분을 스포크라고 하죠. 스포크가 몇 개냐에 따라 투 스포크, 스리 또는 포 스포크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소형차에는 구조가 간단한 스포크 두 개짜리를 적용합니다. 세 개는 스포티한 성격을 가진 차에, 네 개는 대형 세단과 같은 고급차에 쓰입니다.

경차인 기아차 레이와 모닝의 스티어링휠은 스포크가 두 개입니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쿠페, 벨로스터, K3 쿱 등 달리기에 중점을 둔 차에는 세 개짜리가 적용돼 있습니다. 중형~대형 세단에는 네 개의 스포크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기아차 K5와 같은 스포티한 성격을 강조하는 차에는 세 개짜리 스포크가 달려 있습니다. 반면 쏘나타 스티어링휠의 스포크는 네 개입니다.

림의 형태에 따른 분류도 있습니다. 하단부가 평평한 ‘D’자 형태의 스티어링휠은 ‘D컷’이라고 부릅니다. 주로 스포츠카에 적용됩니다. 차체가 낮은 스포츠카를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밑부분을 자른 것입니다. D컷은 기아차 K5 터보 모델, 수입차 중에선 벤츠의 고성능 모델인 AMG 차량 등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모든 차들이 이 같은 일반론을 따르는 건 아닙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세단인 S클래스에는 매우 멋진 스포크가 두 개인 스티어링휠이 장착돼 있습니다.

진화하는 스티어링휠시스템

스티어링휠은 구동방식에 따라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시스템(HPS) △전기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시스템(EHPS)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시스템(MDPS)으로 구분합니다. 뒤쪽으로 갈수록 진화된 방식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 시스템들은 스티어링휠을 적은 힘으로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유압식은 엔진에 연결된 유압펌프가 도우미 역할을 합니다. 유압식이 도입되면서 여성이나 노년 운전자도 쉽게 스티어링휠을 돌릴 수 있게 됐습니다.

전기 유압식은 유압모터가 유압펌프를 보조하는 방식이며, 전동식은 전기모터가 이 역할을 맡습니다. 전기모터로 바뀌면서 얻은 이점이 무엇이냐고요? 일단 오일을 사용하지 않아 환경오염이 덜하고 무게가 줄면서 차량 연비가 2~3% 개선되는 등 다양한 효과가 있습니다.

모모 스티어링 휠
모모 스티어링 휠
마니아들은 ‘모모(momo)’에 열광한다

엔진 출력을 높이는 등 차량 성능을 개선하거나 내·외관을 바꾸는 작업을 ‘튜닝’이라고 합니다. 스티어링휠도 튜닝이 가능합니다. 취향에 맞는 제품으로 바꿔서 장착할 수 있죠.

가장 유명한 스티어링휠 브랜드는 이탈리아 ‘모모(momo)’입니다. 클래식한 스타일부터 스포츠카용 레이싱휠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고 있어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입니다. 가격대는 20만~50만원대까지 다양합니다. 모모 외에도 이조타(ISOTTA), 스파르코(SPARCO), OMP, 나르디(NARDI), 빅토로(VICTOR), 레이드(RAID) 등의 브랜드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티어링휠을 잡는 가장 올바른 자세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9시-3시’입니다. 왼손은 9시 방향, 오른손은 3시 방향에 위치해야 좌우 조향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전교실에 가면 가장 기본으로 가르치는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비상 상황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죠.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