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싱글' 중년 남성…'先 저축 後 소비' 더 중요하다
혼자 사는 ‘싱글’ 중년 남성이 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0년 한국의 1인 가구 중에서 40~50대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1.2%였다. 2010년에는 이 비율이 16.3%까지 뛰었다.

싱글 중년 남성이 전체 1인 가구 증가세를 주도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싱글 중년 남성이 많아진 이유는 늦게까지 결혼하지 않거나 이혼한 남성 수가 늘어나서다. 지난 10년간 전체 연령 중 40~50대의 미혼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또 연간 10만건 이상인 이혼 건수의 절반을 40대 이상이 차지하고 있다.

싱글 중년 남성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이들의 노후준비는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다. 싱글은 나이가 들어도 자신을 돌봐줄 가족이 없다. 결혼이 노후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일부 한다면, 싱글에게는 이런 안전망이 없는 셈이다. 그래서 기혼자보다 더 체계적인 노후준비가 필요하다.

싱글 중년 남성은 미리 계획을 세워 노후자금을 준비해야 한다. 이들은 아내에게 통장을 맡기지 않아도 되고, 자녀 부양 부담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노후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철저히 ‘선 저축 후 소비’를 실천해야 한다. 수입 가운데 일부를 자동이체로 떼어낸 뒤 노후자금으로 쌓아야 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만 잘 활용해도 은퇴 후 혼자 생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노후의료비와 간병비 준비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혼자 살다 보면 식생활 등에서 건강에 소홀하게 된다. 누구나 건강할 때는 의료비와 간병비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는 빠르게 늘어난다. 이런 지출에 대비해 미리 보험에 가입해두는 게 좋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남성의 평생 의료비 1억원 중 65세 이후에 사용하는 금액이 절반을 넘는다. 싱글 남성은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해졌을 때 간병을 해 줄 가족이 없다.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면 간병비를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돈독한 사회 관계망을 만들어둬야 한다. 퇴직 이후 사회와 단절을 경험한 뒤 의기소침해지는 남성들이 많다. 일 중심의 네트워크에만 의존하지 말고 취미, 여가, 봉사활동 등을 통해퇴직 이후에도 활동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준비해 보자.

류재광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