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업체 마노의 신형기 대표(오른쪽)와 신입사원 길기범 씨가 중국 칭다오 본사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최진석 기자
주얼리 업체 마노의 신형기 대표(오른쪽)와 신입사원 길기범 씨가 중국 칭다오 본사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최진석 기자
중국 칭다오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청양구의 주얼리 업체 ‘마노’. 지난 13일 찾아간 이 회사 건물엔 이사를 준비하는 직원들이 분주히 오갔다.

신 형기 마노 대표는 “목걸이와 팔찌 등 주얼리 제품의 디자인과 샘플을 제작하는 직원 수가 늘어 더 넓은 건물로 이사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10명의 직원들이 일하기에는 부지면적 3300㎡(1000평)에 들어선 3층 건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2000년 국내에서 주얼리 사업을 시작한 신 대표는 2002년 칭다오로 거점을 옮겨 사업을 확장해왔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H&M, 자라 등이 마노의 주요 거래처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한국무역협회 산하 무역아카데미의 ‘무역마스터 과정’에서 공부한 지식이 일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같은 수업을 들은 선후배 다수가 칭다오에 진출해 자주 만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칭다오에 꽃핀 ‘21세기 신라방’

마노에서 차로 20여분 달려 도착한 또 다른 주얼리 업체 ‘스타일’을 경영하는 노태홍 대표도 무역마스터 6기 수료생이다. 신 대표(4기)보다 두 기수 후배다.

그는 수료 직후인 2002년 칭다오의 한국 회사에 취업해 경력을 쌓은 뒤 2010년 스타일을 창업했다. 이후 자라, 망고, 막스&스펜서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며 연 매출 2000만달러 규모로 회사를 키웠다.

노 대표는 무역마스터 칭다오동문회 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무역마스터 선후배들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며 “일을 하면서 궁금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일에 내 일처럼 나서서 챙겨주기 때문에 항상 든든하다”고 고마워했다.

현재 칭다오에서 일하는 무역마스터 수료생은 10여명으로 이들 중 대부분은 매월 둘째 주 목요일 저녁이면 칭다오 시내에 모여 회식을 한다. 노 대표는 “인원은 적지만 끈끈한 결속력을 가진 현대판 신라방(중국 내 신라인 자치구)”이라고 덧붙였다.

◆“실무 배워 바로 적용”

마 노에서 일하는 길기범 씨는 지난달 30일 9개월간의 29기 과정을 마치고 입사했다. 길씨는 “학기 중에 특강 강사로 온 신 대표 이야기를 듣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며 “무역마스터 과정을 통해 전문 지식 습득은 물론 취업까지 한 번에 해결한 셈”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스타일에 입사한 전가경 주임(28기)은 “무역마스터 과정에선 입사 다음날 실무 업무가 주어져도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교육은 물론 영어와 제2외국어까지 공부한다”고 말했다.

전종찬 무협 무역실무연수실장은 “무역마스터 과정은 1995년 개설 후 총 3142명이 수료했으며 평균 취업률(수료 후 6개월 이내)이 97%에 달해 무역업계의 ‘사관학교’로 불린다”며 “올해부터 교육기간을 6개월로 단축하고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등 교육의 질도 한층 높였다”고 강조했다.

칭다오=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