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테스트랩 연구원이 나무 테이블에 물 알코올 커피 오일 등을 떨어뜨려 1, 3, 6시간 뒤의 변화를 체크하는 화학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케아 제공
이케아 테스트랩 연구원이 나무 테이블에 물 알코올 커피 오일 등을 떨어뜨려 1, 3, 6시간 뒤의 변화를 체크하는 화학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케아 제공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기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소도시 엘름훌트는 세계 1위 가구업체 이케아(IKEA)의 본거지다. 제품 개발과 디자인, 생산 등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이케아 오브 스웨덴’(IOS)을 비롯해 생산과 운송, 유통, 재무관리, 홍보 등을 담당하는 13개 계열사가 이곳에 모여 있다.

이 중 핵심은 IOS다. 여기엔 연간 약 1만개의 신제품을 1800여개 방법으로 테스트하는 연구실(테스트랩)이 있다. ‘이케아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조직이다. 현장에서 만난 스테판 베르티손 이케아 테스트랩 매니저는 “이케아에서 팔리는 모든 제품은 국제 기준(ISO 또는 IEC)보다 엄격한 이케아 스탠더드를 통과해야 시장에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40㎏짜리 원통형 나무를 굴려 침대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장면.
140㎏짜리 원통형 나무를 굴려 침대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장면.
예컨대 침대 내구성에 관한 유럽연합(EU) 기준은 140㎏ 무게의 나무 롤러를 침대에 3만번 굴려 체크한다. 그러나 이케아 기준은 5만번이다. 재료의 포름알데히드 함량도 유럽에선 100ppm 이하지만 이케아에서는 10ppm 이하로 더 엄격하다. 베르티손 매니저는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제품은 통과할 때까지 계속 소재나 디자인, 부품 등을 바꿔야 출시 기회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실에서는 나라별 자연환경과 생활패턴, 용도까지 반영한다. 예컨대 전구의 경우 유럽용으로는 노란 빛깔 전구, 아시아용으로는 파란색이 도는 전구로 테스트한다. 지역별로 많이 쓰이는 조명의 밝기와 색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1700여개의 판매 전구에 대해 2시간15분간 켰다가 30분간 꺼놓는 시험을 최대 3만시간 실시한다. 안전성과 내구성, 에너지 효율성 등에서 이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시판한다는 것. 변기도 가정용은 뚜껑을 5만번, 공공장소용은 10만번 여닫는 시험을 진행해 고장이 나지 않아야 출시하는 식이다.

업계서는 이케아의 이 같은 엄격한 제품관리가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케아는 올 연말 광명점 오픈을 시작으로 국내에 본격 진출한다. 진출 전 몇 가지 쟁점이 불거지고 있다.

포름알데히드 함량이 그중 하나다. 환경부는 건축자재의 포름알데히드 함량 기준을 2017년부터 ‘E0’ 기준(0.5㎎/L)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베르티손 매니저는 “이케아는 모두 E0 기준 이하의 중밀도판(MDF)을 사용하고 있다”며 “일부 국가에서 사용법에 따라 칠이 벗겨지는 등 불량품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럴 경우 엄격하게 테스트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케아는 한국에서 조만간 유료 배송 및 인터넷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최윤하 이케아코리아 로컬마케팅매니저는 “처음에는 광명점 등 매장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한국에서도 1~2년 안에 전자상거래를 시작할 것”이라며 “조립과 배송, 폐가구 수거 등의 고객 서비스도 원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약간의 비용을 받고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엘름훌트(스웨덴)=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