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샷 소름 끼쳤다"…전인지, 1년만에 우승
전인지(20·하이트진로·사진)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8회 에쓰오일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총상금 6억원)에서 1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인지는 15일 제주 엘리시안CC 파인·레이크코스(파72·662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하며 2위 이예정(21·하이마트), 이민영(22)을 3타 차로 따돌렸다. 통산 2승째며 우승상금은 1억20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는 전인지와 박소연(22·하이마트), ‘슈퍼 루키’ 김민선(19·CJ오쇼핑)이 마지막 챔피언조로 편성됐다. 특히 전인지와 박소연은 지난해 한국여자오픈에 이어 1년 만에 최종일 우승 길목에서 만나 눈길을 끌었다. 전인지는 지난해 한국여자오픈 마지막날 막판 4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박소연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박소연이 1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 전인지와 공동 선두를 이루면서 지난해 우승 다툼이 재연되는 듯했다. 그러나 승부는 3번홀에서 일찌감치 갈렸다. 전인지가 3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위기에 처했으나 벙커샷을 그대로 집어넣어 버디를 낚았다. 전인지는 “벙커샷을 한번 넣어보자고 이미지를 그리고 했는데 그대로 들어가 소름이 끼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소연은 이 홀에서 티샷한 볼이 그린을 놓친 뒤 두 번째 어프로치샷마저 그린을 지나치면서 ‘3온2퍼트’로 더블 보기를 범했고, 순식간에 3타 차로 벌어졌다. 박소연은 4번홀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60㎝ 버디 기회를 맞았으나 실패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전인지는 5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위와의 간격을 4타로 벌렸다. 2타 뒤진 3위로 출발한 김민선은 첫홀부터 보기를 범한 뒤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후반 들어서는 이예정과 이민영이 전인지를 추격했다. 이예정이 버디 5개를 노획하며 전인지에 2타 차로 따라붙었으나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무릎을 꿇었다. 이민영도 2타 차까지 추격했으나 17번홀(파4)에서 보기로 주저앉았다.

제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