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위 신(新)오바마 독트린을 발표하면서 이라크에서 ‘책임 있는 종전’을 했다고 선언한 오바마로서는 본격 개입하기도 어렵다. 버그달 상병 구출 쇼도 비판에 직면한 터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라크까지 저렇게 되자 “오바마가 주저하는 동안 세계가 불타고 있다”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어정쩡한 개입은 오히려 역효과만 낳을 수도 있다. 미국 예외주의를 앞세운 국제적 리더십이 더욱 약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이라크 정책 실패는 한국에 시사하는 점도 결코 적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 방한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한·미·일·중의 공조를 통한 추가 제재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완전 고립될 것이라도 했다. 하지만 그저 의례적인 발언만으로는 북의 도발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없다.
한국은 러시아 중국 등 핵 강대국과 언제든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일본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지만 정작 핵원료 재처리조차 제지되고 있다. 오바마는 기회 있을 때마다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은 2010년 연평도 포격 때 한국의 보복 계획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극적 대응과 선언적 수준의 핵우산으로는 북한의 핵공갈을 불식시키기 힘들다. 고립주의도 개입주의도 아니라는 오바마의 애매한 외교정책이 한반도에서도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보다 구체적이고 분명한 대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