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홈쇼핑에서 저가형 상품이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현대홈쇼핑이 2014년 상반기 10대 히트상품을 집계한 결과, 의류·속옷 등 패션 브랜드가 10개 중 5개를 차지했고 나머지 5개 제품은 모두 10만원 미만의 저가형 상품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홈쇼핑 패션 상품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돼 실생활에 꼭 필요한 저가형 상품이 많이 팔린 것으로 분석된다.

◆ '경기 불황'에 셀프관리 미용기기 등 10만원 미만 상품 초강세

현대홈쇼핑, 상반기 저가형 상품 판매 '강세'…로페 뽕고데기 '1위'
현대홈쇼핑 2014년 상반기 히트상품 1위는 31만2000개가 팔린 '로페 뽕고데기'(5만9900원)가 차지했다. 집에서 간편하게 헤어스타일을 연출해 주는 미용기기로 지난해에도 50만개가 팔려나간 인기제품이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에 미용실에서 지출하는 비용까지 아끼려는 주부 고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중년 여성들의 최대 고민인 주저앉는 머리를 풍성하게 연출해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4위를 차지한 '한줌의 보너츠'(5만9900원) 또한 10만원 미만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소포장 견과류 제품이다. 호두, 아몬드, 크렌베리 등을 혼합해 만든 제품으로 식사 대용 및 간식거리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을 겨냥해 응원용 먹거리로 집중 편성하면서 19만5000세트가 팔려나갔다.

5위를 차지한 '인터쿡 다이아몬드 후라이팬 세트'(3만9900원)는 3만원대 가격에 후라이팬 6종을 한 세트로 제공하는 제품으로, 첫 론칭 때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으며 17만8000세트가 팔렸다. 지난해까지는 10만원대 고급 후라이팬이 인기였던 반면 올해는 실속형 주방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도 7위를 차지한 색조화장품 '아이오페 에어쿠션'(8만원)과 9위를 차지한 세탁용 세제 '세제혁명'(7만9800원) 또한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 디자이너 브랜드 맥앤로건 등 패션 상품 올해도 강세…비비안 속옷은 6위에 선정

올 상반기에도 홈쇼핑의 패션 열풍은 식지 않고 있다. 2위를 차지한 디자이너 브랜드 '맥앤로건'은 급변하는 기후에 맞춰 최신 트렌드 의류를 선보이며 27만9000세트가 팔려나갔다. 맥과 로건 두 다지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옷을 엄선해 선보였고, 특히 '로건' 디자이너가 직접 생방송에 출연해 다양한 코디 노하우와 의상 제작 스토리를 설명해줌으로써 많은 여성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대홈쇼핑, 상반기 저가형 상품 판매 '강세'…로페 뽕고데기 '1위'
이 밖에도 3위를 차지한 '안지크'가 22만세트 이상 팔렸고, 미국 영부인 미쉘 오바마가 즐겨입는 '엘렌트레이시'도 중저가임에도 불구하고 14만7000세트가 팔려나가며 8위에 올랐다. 올해 S/S 패션쇼를 통해 첫 선보인 '스타일J'도 약 13만 세트가 팔렸다.

또한 6위를 차지한 '비비안 로즈버드'(16만9900원)는 와이어가 없는 편안한 착용감과 푸짐한 구성을 앞세워 속옷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김주환 현대홈쇼핑 마케팅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홈쇼핑 패션 상품이 10대 히트 상품에 대거 포진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돼 실생활에 꼭 필요한 10만원 미만의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