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위성이 찍은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항우연 제공
/우리 위성이 찍은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항우연 제공
국제축구연맹 FIFA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한 골 판독기술이 ‘아트 사커 선봉장’ 프랑스 대표팀의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에게 ‘결과적으로’ 희비를 엇갈리게 했습니다.

벤제마는 한국시간 6월 16일 새벽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후반 3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논스톱 슛을 때렸습니다.

벤제마의 발 끝에 강하게 걸린 공은 반대편 골포스트를 때린 뒤 골라인 근처를 지나며 온두라스 골키퍼 노렐 바야다레스에게 잡혀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시각적으로 골인 지 아닌지 애매모호했습니다. 모든 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까닭입니다.

그러나 브라질의 산드로 리치 주심은 지체 없이 휘슬을 불면서 센터서클 쪽으로 손짓했습니다. 골인을 선언한 것입니다.

리치 주심의 골 인정은 손목에 차고 있는 판독 수신기가 진동과 함께 “GOAL”이라고 메시지를 띄운데서 비롯했습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골이라고 판정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요. 앞서 몇 차례 사례에선 모두 “골이 아니다”란 판정이 나왔습니다.

골 판독은 초당 500장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가 각 골대마다 7대씩 설치돼 0.5㎝ 오차 범위에서 골인 지 아닌지 여부를 판정합니다. 그래픽에서 공이 골라인에 약간이라도 걸쳐 있다면 골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카림 벤제마의 슛이 골로 선언된 뒤 경기장의 전광판과 TV에서 이 상황을 설명하는 그래픽이 등장했습니다.

그래픽은 처음 벤제마의 슛이 반대편 포스트를 맞힌 순간 공이 아직 골라인을 넘어가지 않은 상황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순간 관중석에서 “오심이다”란 생각을 불러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이어 나온 그래픽은 튀어나온 공이 온두라스 노엘 바야다레스의 손을 맞고 골라인을 살짝 넘어갔다가 다시 골라인 바깥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때문에 관중석의 야유는 금방 사라졌습니다.

뒷 장면은 슈팅을 한 카림 벤제마에게 개인적으로 약간의 ‘불운’을 안긴 셈입니다. 자신의 득점이 아니라 온두라스 골키퍼의 ‘리바운드에 의한’ 자책골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만약 이 골이 벤제마의 골로 인정됐다면 그는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처음 해트트릭을 한 주인공으로 이름이 올랐겠지요.
후반 3분 프랑스의 두 번째 골이 터진 순간, 경기장 전광판과 TV 중계화면에 나타난 3차원 그래픽 영상. 온두라스의 바야다레스에 맞고 골라인을 살짝 넘어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AP연합
후반 3분 프랑스의 두 번째 골이 터진 순간, 경기장 전광판과 TV 중계화면에 나타난 3차원 그래픽 영상. 온두라스의 바야다레스에 맞고 골라인을 살짝 넘어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AP연합
벤제마는 이 경기에서 전반 45분 페널티킥 PK로 한 골을, 후반 27분엔 필드골을 넣어 프랑스가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떠오른 온두라스에 3 대 0의 승리를 거두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현재까지 10게임을 치른 브라질 월드컵에서 두 골을 기록한 이들은 있지만 해트트릭의 기록은 나오지 않고 있지요. 브라질 네이마르는 크로아티아와의 개막전에서, 네덜란드의 판 페르시와 아르연 로번이 스페인을 상대로 두골씩을 뽑았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