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절대 안한다" 원칙 고수
개인시간 충실히 누릴수록
창조성·성취도 더 높아져
이런 이력만 보면 김 지사장은 언제나 하루를 빡빡하게 보내는 ‘일 중독자’일 것만 같다. 하지만 김 지사장은 워커홀릭 캐릭터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그는 ‘9시 출근, 6시 퇴근’을 칼같이 지킨다. 초과근무 횟수를 1년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그것도 여름휴가와 연휴 등 항공사 업무가 밀릴 때 잠깐씩 할 뿐이다. 밤샘 근무는 아예 그의 사전에 없다.
“야근을 안 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낭비니까요.” 김 지사장은 자신이 ‘야근 무용론자’가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업무는 효율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야근보다는 정해진 업무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며 “사무실에 있는 시간 동안 얼마나 집중하면서 시간 관리를 잘하느냐가 경영 성과의 질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장은 업무와 개인 생활의 균형 또한 매우 중시한다. 자신과 모든 직원들이 개인 시간을 충실히 누려야 창조적인 생각을 하고 일에 대한 만족감과 성취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과정에서 나온다”며 “일상적 업무에 파묻히면 창의성을 잃어버린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장은 2004년 (주)샤프에비에이션케이에 입사하면서 항공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당시 핀에어코리아 영업대행을 맡았고, 2008년 핀에어가 한국에 진출할 때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08년 유럽 공항 중 최초로 핀란드 헬싱키공항에 한국어 간판을 설치하고, 핀에어에 한식 기내식을 도입한 것도 김 지사장의 아이디어였다. 그의 업무능력을 눈여겨본 핀에어 본사에선 2011년 영업부장으로 영입했고, 이듬해 3월 핀에어코리아 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그가 취임한 후 핀에어 한국지사는 본사에서 위상이 부쩍 높아졌다. 한국인 승무원 수가 33명으로 늘었고, 핀에어 마일리지인 ‘핀에어 플러스’를 롯데백화점 및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으로 교환하는 프로모션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다. 김 지사장은 “첫 취항 때만 해도 핀에어를 에어컨 회사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는데, 지금은 한국을 오가는 비행편 승객의 70%가 한국인”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장은 “취항지 문화와 융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핀에어 본사의 경영방침에 따라 ‘한국 맞춤형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북극항로를 이용해 다른 항공사보다 더욱 빨리 유럽에 도착할 수 있다는 강점을 홍보에 적극 활용해 유럽행 환승 탑승객들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