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 CEO' 손정의 매력은…뛰어난 교섭력, 주도면밀한 준비
“뛰어난 교섭력, 그 뒤에는 주도면밀한 준비가 뒷받침하고 있다. ‘일 바보’일 뿐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는 마력이 있다.”

일본 직장인 1605명이 뽑은 ‘최고의 CEO’에 선정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 측근들이 말하는 손 회장 모습이다.

일본 경제주간지 동양경제 최신호(6월16일자)는 ‘사장의 성적표’ 기사에서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기업가치 기여도를 기준으로 최고경영자(CEO) 순위를 매겨 보도했다.

‘최고의 CEO’ 설문에서는 손 회장이 179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63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37표),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34표), 나가모리 시게노부 일본전산 회장(29표) 등이 뒤를 이었다.

동양경제는 1985년 이후 상장된 기업을 대상으로 CEO 취임 이후 시가총액 증가율에 따라 기업가치 기여 순위를 매겼다. 이 역시 1위는 손 회장이었다. 손 회장은 “리스크를 취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리스크”라며 기업 인수합병(M&A)과 신규 사업을 거침없이 추진하고 있다.

손 회장 비서로 일한 적이 있는 오오쓰키 도시키 아이디미디어 사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와의 협상 전에는 1주일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준비한 적이 있다”며 “(게이츠가) ‘좋은 제안이지만 당신이 싫으니까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라고 말할 정도로 치밀하게 대비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인 현직 임원은 “신사업 제안 제도를 만들 때 ‘의욕만 있으면 몇 개사든 쓰러져도 좋다’는 원칙을 넣으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기여도 CEO 순위 2위는 니토리 아키오 니토리홀딩스 회장이 차지했다.

니토리 회장은 동양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경영인의 자질에 대해 “밝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래야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이것도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