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환거래 통로인 서울외국환중개의 전산시스템에서 사고가 발생해 외환거래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17일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0시께 국내 외환거래를 중개하는 업체인 서울외국환중개의 원·달러 거래 중개 시스템에 전산장애가 발생해 장마감 시간까지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중개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한 것은 2005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서울외국환중개는 금융회사 간의 외국환 매매를 중개하는 자금중개전문회사로, 한국자금중개와 함께 국내 외환중개를 담당하는 2개 업체 중 하나다.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거래되는 금액은 하루 평균 48억달러로 전체 거래금액(60억달러)의 80%를 차지한다.

서울외국환중개는 이날 기술적 오류로 외환을 거래하는 은행 간의 신용한도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용한도는 장외시장인 외환시장에서 상대방과의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이를 파악하지 못하면 거래를 원활하게 할 수 없다.

이번 사고로 일부 은행에서는 매도·매수 가격이 맞았는데도 주문가에 거래가 체결되지 않는 등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시장에서는 한때 ‘거래체결 시스템을 아예 내린다(중지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김중석 외환은행 수석 외환딜러는 “당시 딜링룸에서는 주문 접수가 정상적으로 됐는지 주문 접수창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확인하고 거래 시점엔 거래 결과를 신속히 확인하는 등 오류 발생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인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