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19일 선출…칼자루 쥔 이사 15명 '관심집중'…서울대 첫 실험…외부 이사 선택이 변수
‘법인’ 서울대의 첫 간선제 총장 선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대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총장 후보자 3인(강태진·성낙인·오세정 교수) 중 재적이사 과반수의 득표자를 제26대 총장 최종 후보자로 선출한다. 이사회가 총장추천위원회에서 1위를 한 오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선출할지 아니면 다른 후보를 선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간선제 첫 총장, 칼자루 쥔 이사회

이번에 선출될 서울대 총장에게는 법인화로 주어진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면서 소홀해진 학부교육 강화 등 서울대가 처한 각종 과제를 해결해야 할 임무가 주어진다.

서울대 총장 19일 선출…칼자루 쥔 이사 15명 '관심집중'…서울대 첫 실험…외부 이사 선택이 변수
이사회는 2011년 법인화 이후 서울대의 명실상부한 최고의사결정 기구가 됐다. 이번 총장 선거에서 이사회는 총장추천위원회에서 올린 3인의 후보 중 한 사람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결정권을 갖고 있다.

이사회는 총장추천위원회의 평가 순위와 무관하게 ‘제로베이스’ 방식으로 후보자들을 평가한다. 이에 따라 1991년 직선제 총장선거가 처음 도입된 이래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당연히 대통령의 임명을 받았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오 총장, 이사장 겸해 영향력 막강

서울대 이사회는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 인사를 2분의 1 이상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8명이 외부 인사다. 나승일 교육부 제2차관과 이석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법에 따른 당연직 이사다. 외부 인사로는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송광수 전 검찰총장, 변대규 휴맥스 대표, 안병우 전 충주대 총장, 이영선 전 한림대 총장 등이 있다.

내부에선 오연천 총장과 변창구 교육부총장, 임정기 기획부총장이 당연직 이사다. 또 정운찬 전 국무총리(서울대 명예교수), 박명규 사회학과 교수, 박용태 산업공학과 교수, 이인원 농생명공학부 교수 등도 이사를 맡고 있다. 이사장은 오 총장이 겸임한다.

이번 총장 선출에서 이사회 구성상 이사장을 겸한 오 총장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오 총장은 이사추천위원장을 맡아 법에 규정된 정부 관료 두 명과 평의원회 추천자 한 명 등 세 명을 제외한 모든 이사의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사회, 총추위 결과 수용할까

그동안 서울대 이사회는 이렇다할 독자 의견을 낸 적이 없어 ‘존재감 없는 이사회’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차기 총장 선택 권한을 행사한다.

따라서 이사회가 두 차례의 총추위원 평가 및 정책평가를 합산해 1위에 오른 오 교수를 과연 차기 총장으로 택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총추위 평가 결과가 학내 여론을 반영한 것이란 점에서 오 교수를 선임할 가능성이 높지만 공동 2위인 강 교수와 성 교수에 의해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번 총장선거에서 중도에 탈락한 한 교수는 “후보 간 로비전이 치열하다”며 “오 총장과 여권 핵심인사의 지지를 얻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