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의 구조조정이 빨라지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고용률 70%를 달성하기엔 최근 금융권 인력 감축 규모가 너무 크다는 판단에서다. 또 상대적으로 강성으로 분류되는 금융권 노조의 반발이 전체 산업으로 확대되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관련 부처 등과 함께 금융회사가 중소기업과 협약을 맺고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예비퇴직자를 대상으로 재취업 훈련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들을 중소기업에 취업시켜 퇴직 전에 관련 기술을 배우게 한 뒤 퇴직 후 곧바로 중소기업에 재취업하도록 도와주는 방안이다.

이들이 기술을 배우는 동안 급여는 금융회사와 중소기업이 분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가 해당 회사에 세제 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보조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예비퇴직자들은 관련 기술을 익혀 공백없이 중소기업으로 전직하는 것이 쉬울 것이란 판단이다.

외환위기 당시 했던 전직지원 프로그램도 검토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와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등에서 일자리를 알선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예비퇴직자들의 인적 정보를 갖고 있다가 이들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다른 기업들에 소개해주는 방식이다.

1999년 외환위기 무렵 은행연합회에서 전직 금융인들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예비퇴직자들의 급여를 부담하는 것에 대해 금융회사와 해당 중소기업이 선뜻 나설지가 우선 문제다.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 임원은 “정부가 얼마만큼의 인센티브를 주는지에 따라 참여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의 반발 가능성도 있다. 자칫하면 금융회사의 인원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회사 노조위원장은 “이 같은 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은 정부가 금융회사의 인력 감축 의도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