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완화하면 서민 혜택…LTV 풀면 고소득자 유리
주택대출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면 서민층이, 담보인정비율(LTV)을 완화하면 고소득층이 집을 살 능력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DTI·LTV를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정책목표에 따라 정책 대상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잡아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경진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연구원은 18일 ‘서민주택금융제도를 통한 주택지불능력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DTI 40%·LTV 70%)을 기준으로 DTI·LTV 조건이 변할 때 소득분위별(1~10분위) 수도권 무주택가구(3674가구)의 주택 구입 능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검증한 연구다.

논문에 따르면 DTI를 40%에서 70%까지 완화하면 소득 1~5분위 서민층의 주택 구입 능력은 높아졌다. 하지만 소득 6~10분위 중산·고소득층에는 영향이 없었다. 70%로 완화하면 소득 1분위에서 집 살 능력을 갖춘 가구는 전체 가구 수의 9.5%에서 14.6%로 늘었다. 2분위는 7.2%에서 11.2%, 3분위는 12.8%에서 19.3%, 4분위는 15.4%에서 28.2%, 5분위는 41.7%에서 42.4%로 모두 증가했다.

반면 LTV 규제를 완화할 때는 소득 5~10분위 중산·고소득층의 주택 구입 능력은 커졌고, 1~4분위 서민층에는 영향이 없었다.

LTV 규제를 현재 60%에서 90%로 완화하자 소득 5분위에서 집 살 능력을 갖춘 가구는 33.1%에서 47.9%로 늘었다. 6분위는 50%에서 83.2%, 7분위는 51.7%에서 87.1%, 8분위는 64.6%에서 90.9%, 9분위는 79.8%에서 95.4%, 10분위는 84%에서 96.2%로 늘어났다.

정 연구원은 “DTI와 LTV를 완화할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정책 목표에 따라 규제 완화 대상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