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라도 더… >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2014’ 참가자들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케빈 애슈턴 벨킨 청정기술부문 사장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 한마디라도 더… >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2014’ 참가자들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케빈 애슈턴 벨킨 청정기술부문 사장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실무 중심 교육으로 공대가 연구개발(R&D)과 창업의 전진기지로 거듭나야 한다.”(박희재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 단장)

“논문 일변도의 교수 평가 시스템부터 바꿔 가겠다.”(이건우 서울대 공대 학장)

19일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2014 ‘공대가 바뀌어야 기업이 산다’ 세션에서 발표자들은 “한국의 공대가 실용 기술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사는 기술이 최고”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이자 반도체 장비업체 에스엔유프리시젼을 창업한 기업가이기도 한 박희재 단장은 “최고의 기술은 시장에서 사는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박 단장은 “대학이 일방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기업에 파는 현재의 산학협력 모델은 한계가 있다”며 “대학이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기업이 참여하고 기업은 그 기술로 번 돈을 대학에 재투자하는 밀접한 순환 구조가 자리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선순환 구조를 위해 정부가 중소·중견기업과 대학을 잇는 네트워크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R&D 자원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과 R&D 자원은 갖고 있지만 기업에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잘 알지 못하는 공대 사이의 접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희국 ㈜LG 사장(LG그룹 기술협의회 의장)은 “기업 요구에 맞춰 연구비를 수주하기 위한 단기 프로젝트 중심의 산학협력에서 기초·원천기술을 함께 개발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이 사장은 학부 수준에선 현장 실무 교육 중심, 석·박사 과정에선 기초·원천 기술 위주로 이원화된 산학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산업 비전 제시할 수 있어야”

이건우 학장은 “공대가 공대답다는 말을 들으려면 산업 발전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학장은 “국가 연구 예산 확대 등 지원에 힘입어 국내 공대 연구 능력이 향상됐지만 그 과정에서 교수 평가가 지나치게 논문에 쏠려 교수들의 산업 현장 경력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김도연 일본 도쿄대 석학교수(전 국가과학기술위원장)는 실험과 실습 위주로 공대 교육 과정을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학부 과정에서부터 교수 연구실에서 6개월 이상 실험하면서 기자재를 만져봐야 문제 해결력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은 정부의 대학 지원 정책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제시했다. 박 원장은 “현재 대학 재정 지원은 평가와 연계해 대학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대학이 스스로 비전과 발전 방향을 제시하면 그 목표를 이루는 것을 돕는 방향으로 재정 지원 사업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