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산업화 시대 수학·과학 역할, 디지털경제 시대엔 SW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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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와 소프트웨어' 세션
디지털 시대 승자는…
소프트웨어 지식없이는 경쟁력 갖추기 힘들어…정보적 사고능력 키워야
한국 SW교육 현실은…
초중고 정보교과 선택률 85% → 5%까지 급감…공대생도 코딩 잘 몰라
디지털 시대 승자는…
소프트웨어 지식없이는 경쟁력 갖추기 힘들어…정보적 사고능력 키워야
한국 SW교육 현실은…
초중고 정보교과 선택률 85% → 5%까지 급감…공대생도 코딩 잘 몰라
“수학·과학은 원래 일부 사람들만 배우던 학문이었어요. 그런데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모든 사람이 배워야 하는 기초 과목이 된 거죠. 컴퓨터 소프트웨어 교육은 디지털시대의 수학·과학과 같습니다.”
19일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2014’에서 오전 세션 발표자로 나선 김현철 한국컴퓨터교육학회장은 “산업혁명을 처음 일으킨 나라로 자부심이 대단했던 영국이 지금은 디지털시대에 뒤처지지 않을까 굉장히 조급해하고 있다”며 “영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이스라엘 인도 등 세계 각국이 앞다퉈 컴퓨터 코딩(coding)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려 하는 것은 이런 절박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것이 정보기술(IT) 바탕 위에서 돌아가는 디지털사회에서는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선택하든, 졸업 후 어떤 직업을 갖든 소프트웨어 지식 없이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이기도 한 그는 “세계는 인프라와 하드웨어 중심의 1차 IT혁명을 거쳐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중심의 2차 IT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정보적 사고 능력이 디지털 시대의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초·중·고교의 정보 교과 선택률이 2000년 85%에서 2012년 8%까지 떨어지며 오히려 정보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김 회장은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정보과목의 교육내용을 인터넷이나 아래아한글 활용법에서 알고리즘·프로그래밍을 통한 문제 해결 등으로 바꿔 놓았다”며 “하지만 ‘과목 이기주의’와 ‘입시로 인해 왜곡된 학교 교육’ 때문에 아이들은 컴퓨터 코딩을 배울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했다.
정보 교과는 수능 과목에 들어가지 않다 보니 굳이 이를 가르치려는 학교도 없고 가르쳐 달라는 학부모도 없다는 얘기다. 또 해외에서처럼 정보교육을 수학이나 과학과 같은 필수 과목으로 넣고 싶어도 기존 교과목 교사들의 반발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제 발표자인 천종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역시 “유전자 분석과 관련해 쏟아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요즘엔 생명과학에서도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이 필수적으로 쓰인다”며 “하지만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 연구실에 들어오는 학생 대부분은 코딩을 전혀 몰라 아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초·중·고교에서는 물론 대학에 들어와서도 컴퓨터 코딩을 배울 기회가 없다 보니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 서울대 생명과학부에서는 이 때문에 2012년부터 학부 과정에 ‘컴퓨터의 개념 및 실습’과 ‘생물정보학’ 과목을 개설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의사들도 컴퓨터로 직접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되면 보다 나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작년부터 레지던트를 대상으로 ‘임상의학 정보분야’ 인증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1세기 인재와 소프트웨어’를 주제로 발표한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디지털 사회를 유럽의 르네상스와 비교했다. 이 대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라파엘로처럼 르네상스 시대에 혁신을 이끈 사람들을 보면 그림 조각 건축은 물론 과학 의학에까지 두루 통달한 융합형 인재였다”며 “21세기 디지털사회에서도 과학기술과 인문학적 소양을 모두 가진 사람들이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사회에서는 효율을 추구하면서 사람들은 조직 안에서 협소한 전문성만을 추구하면 됐지만 창의성이 중요한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다방면의 지식을 알고 있어야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KAIST 전산학과 교수이기도 한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한국 기업들이 좋은 인재를 끌어안지도 못하면서 쓸 만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없다는 탓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서 제대로 대접을 못 받으니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재들은 다 해외로 나가버린다”며 “구글도 KAIST 전산학과 학생이 졸업할 때쯤 되면 비행기 요금을 내주면서 데려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 코딩(coding)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다른 말. C언어 자바 파이선 등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코딩 교육을 통해 논리력 창의력 문제해결력을 키울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올 가을학기부터 초·중·고교에서 코딩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치도록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19일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2014’에서 오전 세션 발표자로 나선 김현철 한국컴퓨터교육학회장은 “산업혁명을 처음 일으킨 나라로 자부심이 대단했던 영국이 지금은 디지털시대에 뒤처지지 않을까 굉장히 조급해하고 있다”며 “영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이스라엘 인도 등 세계 각국이 앞다퉈 컴퓨터 코딩(coding)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려 하는 것은 이런 절박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것이 정보기술(IT) 바탕 위에서 돌아가는 디지털사회에서는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선택하든, 졸업 후 어떤 직업을 갖든 소프트웨어 지식 없이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이기도 한 그는 “세계는 인프라와 하드웨어 중심의 1차 IT혁명을 거쳐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중심의 2차 IT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정보적 사고 능력이 디지털 시대의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초·중·고교의 정보 교과 선택률이 2000년 85%에서 2012년 8%까지 떨어지며 오히려 정보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김 회장은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정보과목의 교육내용을 인터넷이나 아래아한글 활용법에서 알고리즘·프로그래밍을 통한 문제 해결 등으로 바꿔 놓았다”며 “하지만 ‘과목 이기주의’와 ‘입시로 인해 왜곡된 학교 교육’ 때문에 아이들은 컴퓨터 코딩을 배울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했다.
정보 교과는 수능 과목에 들어가지 않다 보니 굳이 이를 가르치려는 학교도 없고 가르쳐 달라는 학부모도 없다는 얘기다. 또 해외에서처럼 정보교육을 수학이나 과학과 같은 필수 과목으로 넣고 싶어도 기존 교과목 교사들의 반발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제 발표자인 천종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역시 “유전자 분석과 관련해 쏟아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요즘엔 생명과학에서도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이 필수적으로 쓰인다”며 “하지만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 연구실에 들어오는 학생 대부분은 코딩을 전혀 몰라 아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초·중·고교에서는 물론 대학에 들어와서도 컴퓨터 코딩을 배울 기회가 없다 보니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 서울대 생명과학부에서는 이 때문에 2012년부터 학부 과정에 ‘컴퓨터의 개념 및 실습’과 ‘생물정보학’ 과목을 개설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의사들도 컴퓨터로 직접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되면 보다 나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작년부터 레지던트를 대상으로 ‘임상의학 정보분야’ 인증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1세기 인재와 소프트웨어’를 주제로 발표한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디지털 사회를 유럽의 르네상스와 비교했다. 이 대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라파엘로처럼 르네상스 시대에 혁신을 이끈 사람들을 보면 그림 조각 건축은 물론 과학 의학에까지 두루 통달한 융합형 인재였다”며 “21세기 디지털사회에서도 과학기술과 인문학적 소양을 모두 가진 사람들이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사회에서는 효율을 추구하면서 사람들은 조직 안에서 협소한 전문성만을 추구하면 됐지만 창의성이 중요한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다방면의 지식을 알고 있어야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KAIST 전산학과 교수이기도 한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한국 기업들이 좋은 인재를 끌어안지도 못하면서 쓸 만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없다는 탓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서 제대로 대접을 못 받으니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재들은 다 해외로 나가버린다”며 “구글도 KAIST 전산학과 학생이 졸업할 때쯤 되면 비행기 요금을 내주면서 데려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 코딩(coding)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다른 말. C언어 자바 파이선 등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코딩 교육을 통해 논리력 창의력 문제해결력을 키울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올 가을학기부터 초·중·고교에서 코딩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치도록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