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美 성장 전망치 낮췄지만…"경기 반등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18일(현지시간) 양적완화(채권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현행 월 450억달러에서 다음달부터 월 350억달러로 축소하기로 했다. 또 한파로 부진했던 1분기 경제성장률을 반영해 올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지만 2분기부터 경기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초저금리정책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Fed의 낙관적인 경기전망과 함께 초저금리 기조가 다시 확인되자 이날 뉴욕증시는 크게 뛰었다.

◆양적완화 올 10월께 종료될 듯

Fed는 이날 금리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00억달러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결정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다섯 차례 연속 테이퍼링이다. Fed는 2012년 9월부터 매달 국채 450억달러와 모기지담보부채권(MBS) 400억달러 등 850억달러어치의 채권을 사들임으로써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펴왔다. 작년 12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국채와 MBS 매입 액수를 각각 250억달러 줄임으로써 전체 양적완화 규모는 6개월 새 500억달러 감소했다. 이 속도라면 올 10월께 양적완화가 완전히 종료된다.

FOMC 성명서는 금리정책에 대해 “양적완화가 종료된 후 기준금리를 제로(연 0~0.25%)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FOMC 성명서 그대로다. 재닛 옐런 Fed 의장(사진)은 기자회견에서 ‘상당 기간’이 어느 정도인가를 묻는 질문에 “타이밍은 경제상황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3월 기자회견에서 옐런 의장은 상당 기간에 대해 “6개월 정도”라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이 발언을 내년 초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민감하게 반응하자 옐런은 뒤늦게 자신의 말실수를 주워담고 시장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었다. Fed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FOMC 위원 16명 가운데 12명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으로 예상했다. 월가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는 내년 하반기다.

옐런 의장은 ‘초저금리로 인해 위험선호 투자가 확대되면서 금융시장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레버리지 대출이나 회사채 등 일부에서 과열 신호가 보이긴 하지만 제로금리정책을 저지할 정도로 광범위한 위협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자회사 RJ오브리엔의 존 브래디 이사는 “옐런의 이 같은 판단은 올여름 자산 가격의 ‘서머랠리’를 예고하는 푸른 신호등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에 경기 더 빠르게 회복될 것”

Fed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월 제시한 2.8~3.0%에서 2.1~2.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지난겨울 폭설과 혹한 등으로 1분기 성장률이 뒷걸음질(-1.0%)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내년 전망치는 3.0~3.2%, 2016년 전망치는 2.5~3.0%로 3월 내놓은 수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Fed는 “미 경제가 연초 악천후에서 벗어나 최근 몇 개월간 반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점진적이고 완만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표현과 비교하면 경기 전망이 더 밝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옐런 의장은 “2015~2016년 경기가 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노동시장 개선, 중앙은행의 대출 기준 완화, 가계부채 감소, 주식 및 집값 상승, 소비지출 증가 및 임금상승 등을 거론했다. 그는 또 “은행의 까다로운 대출심사가 주택경기 회복을 억누르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은행의 대출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