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대통령 8월 방한…"한국기업 온다면 규제 대폭 풀 것"
“한국 기업의 높은 기술력과 장인정신을 잘 알고 있다. 한국 기업이 파라과이에 진출할 때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최대한 편하게 사업할 수 있도록 돕겠다.”

오는 8월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오라시오 카르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순시온 대통령 관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좌파인 페르난도 루고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퇴진한 뒤 작년 8월 취임한 카르테스 대통령은 26개 업체를 거느린 기업인 출신으로 친기업 정책을 펴고 있다. 그는 “최근 THN(현대자동차 관계사)이 공장을 설립해 1334개 일자리를 만든 것처럼, 투자를 유치해 고용을 늘리는 게 지도자의 가장 큰 책무”라고 말했다. 카르테스 대통령은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고 직원을 교육시켜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형제의 나라…자원·노동력 제공할테니 같이 발전하자"

카르테스 대통령은 “파라과이는 남미의 심장이라고 불릴 만큼 지정학적으로 유리해 기업들의 남미 진출 관문이 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심장이 다시 뛸 수 있도록 철도, 공항, 도로 등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브라질 등 큰 나라에 둘러싸여 힘든 시간도 보냈지만 앞으로는 남미 국가 간 허브 역할을 하는 나라로 거듭나겠다”며 “(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도 파라과이 발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농업지대의 농산물을 태평양 건너로 수출하려면 파라과이를 지나야 한다.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부정부패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도 강조했다. 그는 “전 정부의 부정부패를 조사해 전 국회의원 등 수십 명을 사법처리했으며 60여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판사 임용 절차를 인터넷에 공개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규 제 완화에도 힘쓰고 있다. 카르테스 대통령은 “투자 활성화를 위해 국회와 함께 법률과 제도를 정비해 나가고 있으며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라과이는 자유무역보세가공지대법, 내·외국인 투자촉진법, 산업지대법 등의 투자 촉진책을 잇따라 시행했다.

카르테스 대통령은 “파라과이는 대규모 수력발전 덕분에 에너지 가격이 낮고 법인세도 10%에 불과하며 임금도 남미 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인구의 74%가 34세 이하 젊은이들”이라며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을 희망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생각하고 있으며 받기만 하는 관계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자원과 노동력 등 한국이 필요한 부분을 제공할 수 있으니 함께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라과이는 1962년 한국과 수교를 맺은 이후 국제무대에서 줄곧 한국 입장을 지지해온 우방국이다. 1965년 한국 이민자가 첫발을 내디딘 뒤 한국인의 중남미 이민 교두보 역할을 했다. 작년 말 현재 5200여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아순시온=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