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대의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가대표'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상장 이래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종목포커스]아모레퍼시픽, '주가 천장' 뚫었다…몸값 '10조'
'증시 몸값'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10조 원에 육박한 9조 원 중후반대를 오가고 있다.

20일 오전 11시4분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7.27% 급상승한 160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3거래일째 상승세다.

이날은 특히 개장 이후 상한가(가격제한폭, 172만5000원)에 근접한 172만4000원(14.93%)까지 치솟아 상장 이래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아모레퍼시픽(옛 태평양)은 2006년 6월 인적분할 해 설립, 같은 달 29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돼 매매가 개시됐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2010년부터 100만 원을 웃돌아 '황제주(株)'로 불렸지만, 지난해까지 좀처럼 주가 천장(120~130만 원)을 뚫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연중 바닥인 85만 원선까지 밀려나기도 했지만 연말부터 본격 반등에 돌입, 7개월여 만에 100만 원까지 주가를 끌어올렸다.

아모레퍼시픽의 연초 대비 이날까지 주가상승률은 무려 68%에 달한다.

올해 주가 급등을 이끈 주체는 기관이다.

기관은 올해 첫 거래일부터 전날까지 약 73500주를 순매수했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878억 원을 웃돈다.

지난달 이후 기관의 순매수 강도는 더욱 거세다.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순매수금액은 998억여 원, 순매수량은 약 6만8100주에 이른다. 반면 외국인은 6만9700주 이상 순매도했다.

기관은 이달 들어서도 11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사자'를 외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적정주가는 대부분 180만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149만 원에서 183만 원으로, 메리츠증권은 140만 원에서 17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동부증권 역시 180만 원을 적정주가로 내놨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렇게 애널리스트의 집중'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 높아진 판매 경쟁력 덕분이다.

중국 내 '브랜드 파워'하면 단연 아모레퍼시픽이다.

동부증권 박현진 애널리스트는 중국 현지 탐방보고서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샤넬, 디오르, SK-Ⅱ와 같은 미국, 프랑스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라며 "고가 전략을 통한 중국 내 시장 선점을 확실하게 하고 있는데다 '라네즈'도 '설화수' 옆에 매대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독 브랜드숍 가운데 '이니스프리'가 가장 성공할 수 있는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 박 애널리스트는 "'이니스프리'에 대한 중국 현지인들의 선호도가 높았고,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신선한 느낌의 브랜드 이미지를 선사해 10~20대에게 인기가 높았다"고 전했다.

메리츠증권 송광수 애널리스트도 "중국 시장에서 '라네즈'는 안정적 소비자 인지도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고, '이니스프리'는 다양한 연령대 소비자 흡수와 단독 점포의 특성 상 시장 안착 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설화수'의 경우 국내 면세 매출 만으로도 중화권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소비액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1.3% 늘어난 1624억 위안을 기록, 지난 3년 간 연평균 2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 5~10년 간 15% 이상 고(高)성장을 이어가 2018년엔 2668억 위안 규모로 세계 최대 시장 지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인당 소비액은 약 33달러. 세계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GDP 대비 0.4% 수준이고, 한국(0.8%)보다 낮아 잠재력이 가장 뛰어난 시장으로 꼽힌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