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인근 동해상에서 북한 잠수함 침투에 대응한 전투탄 실사격훈련이 예정대로 실시됐다.

해군은 20일 경북 울진 죽변항에서 동쪽으로 50㎞ 떨어진 해상 일대에서 한국형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3천200t급) 등 수상함 19척과 해상초계기(P-3CK) 2대, 링스헬기 1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실탄 사격 훈련을 벌였다.

이번 훈련은 일본이 독도 주변 영해가 자국 훈련구역에 포함됐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우리군 훈련 중지를 요구한 가운데 진행됐다.

해군은 이를 일본의 억지 주장으로 판단, 비공개로 진행해온 이 훈련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직접 훈련을 지휘했다.

이는 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동해안 잠수함 기지 방문 및 로미오급(1800t급) 잠수함 탑승 장면을 공개하며 "적 함선의 등허리를 무자비하게 분질러 놓으라"고 위협한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분석된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훈련은 동해로 침투하는 북한 잠수함을 탐지, 추적, 격파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이날 훈련에선 초계함인 원주함(PCC·1천200t급)에서 경어뢰인 '청상어' 1발을 발사했다.

청상어는 오전 9시47분께 수중 60m에 설치된 가상표적을 명중했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지난 2004년 개발이 끝나 실전 배치된 청상어는 길이 2.3m, 지름 32cm, 무게 280㎏, 시속 83㎞로 항속거리는 9㎞에 달한다.

다음 달 실전 배치될 유도탄 고속함인 박동진함(PKG·450t급)도 훈련에 참가했다.

박동진함에서는 사거리 150km의 국산 함대함유도탄인 '해성' 1발이 발사됐다. 해성은 100여㎞를 날아가 가상표적으로 해상에 떠 있던 폐어선을 맞췄다. 기존 해상초계기인 P-3C보다 탐지 범위와 능력이 향상된 P-3CK 1대에서는 공대함 유도탄인 '하푼' 1발을 사격했다.

P-3CK는 해상탐색 레이더와 자기탐지장비, 음파탐지기부표(소노부이) 등을 탑재하고 있다. 거리 140㎞의 하푼은 수상함과 잠수함, 해상초계기 등에 탑재되어 수상함 공격에 이용된다.

최초의 국산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은 적 잠수함을 엄호하기 위해 접근하는 가상의 표적을 향해 127㎜ 함포 5발을 발사했다. 광개토대왕함에서 훈련을 지휘한 황기철 해군총장은 "적 잠수함이 도발하면 끝까지 추적해 수장시키라"고 당부했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발사된 경어뢰와 유도탄은 각각의 실표적을 명중했다"면서 "동해 수중이 '잠수함 천국'으로 불리고 있지만 이제부턴 '잠수함의 무덤'이 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1999년 10월에도 우리 해군이 독도 인근 해상에서 전투탄 사격훈련을 하자 항의했으며 우리 정부는 이를 일축한 적이 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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