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김정태 선거유세…김진표 일베논란…'아슬아슬'해진 육아예능
지난해 초 처음 방송한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의 성공으로 불을 지핀 육아 예능프로그램은 1년 새 안방극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시즌2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아빠! 어디가?’와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 SBS ‘오! 마이 베이비’ 등이 모두 황금 시간대인 주말 오후에 편성되면서 부인할 수 없는 예능 킬러 콘텐츠임을 확인시키고 있다. 여기에 ‘슈퍼맨’의 이하루(가수 타블로·배우 강혜정 부부의 딸)와 추사랑(추성훈의 딸), ‘아빠!’ 시즌2의 정세윤(배우 정웅인의 딸) 등 출연진이 속속 인기를 얻으면서 당분간 육아 예능 전성시대는 계속될 모양새다.

육아예능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공감대가 넓은 ‘아이 키우기’라는 공통의 화두를 흥미롭게 이끌어 내고, 아이들의 꾸밈없는 모습을 관찰 예능 형식을 빌려 재미를 주고 있다. 촬영 중 빚어지는 돌발 상황 속에서 있는 그대로 행동하는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에 시청자들의 호감이 싹트게 된다.

지난해 초 육아 예능의 인기를 견인한 ‘아빠!’의 윤후나 ‘슈퍼맨’의 추사랑 등 아이들이 스타 못지않은 관심을 받게 된 데는 역시 꾸밈없는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아이들을 돌보는 어른들의 ‘성장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반면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출연자들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될 경우 곧바로 프로그램 하차로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기 때문이다. 최근 6·4 지방선거 유세 현장에 ‘슈퍼맨’에 함께 출연하는 아들을 데리고 갔다가 ‘아이를 선거 유세에 개입시켰다’는 비판을 받은 후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배우 김정태나 극우적인 성향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썼다는 비난 여론으로 ‘아빠!’에서 하차한 가수 김진표의 사례가 그렇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육아 예능에서는 좀 더 예민하게 작용하고 있다. 부모·자식이라는 특수한 관계로 인해 작은 실수라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낳을 경우 출연자의 자질이나 행동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더욱 엄격하게 거론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얘기다. SBS 예능국의 한 PD는 “아이들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여론에 취약하기 때문에 육아 예능의 경우 출연자 심사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다”고 전했다.

장서윤 한경텐아시아 기자 ciel@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