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혜정 한경텐아시아 기자
사진=구혜정 한경텐아시아 기자
20대 초반에 배우의 꿈을 안고 극단에 들어간 최윤영(28). 곧바로 연기자가 되는 줄 알았지만 녹록지 않았다. 극단 막내 생활을 하던 중 KBS 공채에 뽑혔을 때는 스타의 길이 열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 시간을 묵묵히 견뎌낸 그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2010), ‘내 딸 서영이’(2012), 영화 ‘코리아’ 등을 통해 차근 차근 이름을 알렸다.

[텐아시아] 오래된 인연처럼 편안한, 그래서 더 끌리는 최윤영
마침내 이달 들어 자신의 첫 번째 주연 작품을 내놓았다. 그것도 영화와 드라마 모두.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그댄 나의 뱀파이어’와 9일부터 방영 중인 KBS1 일일드라마 ‘고양이는 있다’다. 한경텐아시아와 만난 최씨는 “비슷한 시기에 영화가 개봉하고, 드라마도 시작돼 기분이 좋다. 포스터에 내 얼굴이 크게 나와 있으니까 간질간질하면서도 뭉클뭉클하다”고 말했다.

“영화 작업에 목말라 있었고, 평소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어요.” 그는 ‘그댄 나의 뱀파이어’를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극 중 최윤영은 지지리 궁상을 떤다. 변변한 직업도 없이 엄마한테 커피값조차 얻어 쓰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작가 지망생이다. 꾸밈없는,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인물이다.

최씨는 “남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여자, 나 그대로의 모습을 연기해보고 싶었다”며 “극 중 인물이 내가 20대 초반에 겪었던 고충이나 방황과 많이 닮아 있다”고 했다. 그는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을 화장실에서 혼자 먹었던 자신의 일화를 들려줬다. 드라마 속 인물의 성격도 비슷하고, 뭔가 겹치는 장면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영화 촬영할 때 느꼈던 감정들이 그대로 옮겨오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드라마에서도 작가 지망생이잖아요. 영화와 드라마 주인공 모두 작가를 꿈꾸고 있어 신기했죠.”

여기서 주목할 것은 무엇보다 그 자신이 ‘고양이는 있다’를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씨는 “잘해낸다면 기존 최윤영에서 한 계단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는 ‘29초 영화제’ 홍보대사로 활동을 이어간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는 29초 영화제는 말 그대로 29초 분량의 단편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다. 짧다고 무시하면 안 된다. 때론 짧기 때문에 더 강력한 임팩트와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7월부터 영화제 시상식이 열리는 12월까지 29초 영화제를 위해 뛴다.

최씨는 “29초라는 시간이 굉장히 매력 있다고 생각해 그동안 관심이 많았다”며 “29초 영화제 홍보대사가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신한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어 설렌다”며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성운 한경텐아시아 기자 jabongdo@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