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를 최고 50%가량 아낄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선이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LNG만 연료로 사용하기보다는 석유연료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선박이다. LNG 가격 등에 따라 연료별 사용비중을 달리할 수 있다.

LNG 연료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획기적인 연료비 절감 효과 때문이다. 글로벌 대형 해운사들이 잇달아 연비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데, LNG 연료선은 일반 선박에 비해 20~50%가량 연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석제 JP모간 애널리스트는 “시속 16노트로 운항하는 LNG 운반선을 기준으로 할 때, LNG를 혼합 사용하는 전자제어식 엔진(ME-GI)을 채택하면 일반 석유 대비 20%, 탈황 벙커C유 대비 50%가량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 규제를 고려할 때도 LNG 연료선은 매력적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2020년께부터는 황산화물이 많이 나오는 중유(HFO)는 선박연료로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석유연료선은 비싼 디젤유(MDO)를 써야 한다”며 “LNG 가격이 지금도 석유보다 40~60% 저렴한 데다 앞으로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되면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므로 비용면에서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2017~2018년께부터 본격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LNG 연료선 시장이 열리면 중국의 추격을 크게 따돌리고 ‘세계 1위 조선국’ 자리를 다시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 차이가 크고 국내 기업들이 관련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다.

대우조선해양은 LNG 연료저장탱크와 공급시스템 등의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세계적 엔진 메이커인 만 디젤(MDT)과 친환경 선박 추진시스템을 공동 개발하는 중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현재 캐나다 티케이(TEEKAY)가 발주한 17만3400㎥ 규모 3척을 포함해 총 5척의 LNG 연료선을 짓고 있다.

두산엔진 등도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산엔진은 지난 13일 미국 토테(TOTE)가 발주한 3100TEU 선박에 들어가는 ME-GI 엔진을 완성해 미국 조선사 나스코에 납품했다. 나스코가 내년 초 토테에 인도할 예정인 이 배는 LNG를 연료로 쓰는 최초의 대형 선박이다.

다만 LNG 연료선 주문이 활성화되려면 LNG운반선이 아니어도 LNG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먼저 주요 항구에 LNG 연료 공급(벙커링) 시설이 갖춰져야 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각국 정부가 대응하고 있어 2~3년 뒤에는 인프라가 거의 다 갖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