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 엔진에서 나오는 시끄러운 엔진음으로 유명한 미국의 모터사이클 제조사 할리 데이비슨이 배터리로 작동하는 전기 모터사이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할리 데이비슨이 다음주에 일부 고객에게 전기 모터사이클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트 레바티츠 할리 데이비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정식 출시까지는 2년 정도 걸리지만 시제품을 통해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한 번 충전에 100마일(160㎞)을 달릴 수 있으며 4초 만에 시속 0마일에서 60마일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며 “도시에 사는 젊은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4년 전부터 이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새 제품은 제트 엔진과 같은 소리를 내도록 설계됐다. 할리 데이비슨의 기존 제품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할리 데이비슨의 변화에 업계와 고객들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뉴욕에 사는 크리스 나라야난(39)은 “할리가 재미있는 도박을 하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을 할리의 세계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디애나주의 한 할리 데이비슨 딜러는 “할리의 새 전기 모터사이클이 화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할리 데이비슨은 미국 중량급 모터사이클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다. 지난 1분기 현재 601㏄ 이상 모터사이클 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백인 베이비붐 세대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고객군을 젊은 층으로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