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왕궁' 갖춘 이색 山城…세계를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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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세계유산委, 국내 11번째…군사방어술 집대성한 유산
동아시아 도시계획과 축성술 교류도 보여준 대표사례
세계유산委, 국내 11번째…군사방어술 집대성한 유산
동아시아 도시계획과 축성술 교류도 보여준 대표사례
남한산성이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2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카타르 도하에서 제38차 위원회를 열고 남한산성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의 세계유산은 종묘, 해인사 장경판전, 석굴암·불국사, 제주 화산섬·용암동굴 등을 포함해 11곳으로 늘어났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지난 4월25일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 권고 평가 보고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세계유산위원회가 ICOMOS의 등재권고를 이날 받아들인 것이다.
문화재청은 “남한산성은 동아시아에서 도시계획과 축성술이 상호 교류한 증거”라며 “계곡을 감싸고 만들어진 포곡식(包谷式) 산성으로서 지형을 이용한 축성술과 방어 전술이 합쳐진 건축물”이라고 설명했다. 효과적인 법적 보호 체계와 정책으로 보존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남한산성’으로 등재에 포함되는 대상은 남한산성(사적 제57호)과 남한산성 행궁(제480호) 등 국가사적 2건, 경기도지정 문화재 11건이며, 유형문화재 6건(수어장대, 숭렬전, 청량당, 현절사, 침괘정, 연무관)과 무형문화재 1건(남한산성소주), 기념물 2건(망월사지, 개원사지), 문화재자료 2건(지수당, 장경사)이 해당한다.
ICOMOS 한국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혜은 동국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남한산성은 일상적인 왕궁과는 별개의 산성이면서 병자호란 때 왕이 일상적으로 거주한 ‘비상 왕궁’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본다”며 “이런 산성은 세계적으로 남한산성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남한산성은 왕궁과 관련된 시설을 갖췄고 축조와 운용 과정에 사찰과 승려가 동원된 점에서 독특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세계유산 등재는 국내에 있는 역사 유적이나 건축물, 자연 등이 한국에서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지켜야 할 유산으로 인정받았음을 뜻한다. 이미 사적 제57호로 보호받고 있는 데다 세계유산위원회가 “남한산성 인접 지역의 개발 행위를 적절히 통제하고, 주민들이 유산 관리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추가로 권고했기 때문에 주변 개발은 힘들 전망이다.
하지만 문화적 가치가 경제적 효과를 이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웃 일본은 교토에만 킨카쿠지, 니조조, 료안지 등 세계유산 17개가 있어 관광 특구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외국에선 세계유산만 정해 여행을 다니는 관광객들이 있을 정도로 세계유산 등재 가치가 높다”며 “이번 등재를 계기로 국내외 관광객 증대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고구려(북한 고구려 고분군)와 신라, 조선 유적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됐지만 아직 백제역사지구(익산 공주 부여)는 등재되지 못했는데 백제역사지구가 등재된다면 한반도 문화권 전체가 전 세계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문화재청은 2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카타르 도하에서 제38차 위원회를 열고 남한산성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의 세계유산은 종묘, 해인사 장경판전, 석굴암·불국사, 제주 화산섬·용암동굴 등을 포함해 11곳으로 늘어났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지난 4월25일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 권고 평가 보고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세계유산위원회가 ICOMOS의 등재권고를 이날 받아들인 것이다.
문화재청은 “남한산성은 동아시아에서 도시계획과 축성술이 상호 교류한 증거”라며 “계곡을 감싸고 만들어진 포곡식(包谷式) 산성으로서 지형을 이용한 축성술과 방어 전술이 합쳐진 건축물”이라고 설명했다. 효과적인 법적 보호 체계와 정책으로 보존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남한산성’으로 등재에 포함되는 대상은 남한산성(사적 제57호)과 남한산성 행궁(제480호) 등 국가사적 2건, 경기도지정 문화재 11건이며, 유형문화재 6건(수어장대, 숭렬전, 청량당, 현절사, 침괘정, 연무관)과 무형문화재 1건(남한산성소주), 기념물 2건(망월사지, 개원사지), 문화재자료 2건(지수당, 장경사)이 해당한다.
ICOMOS 한국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혜은 동국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남한산성은 일상적인 왕궁과는 별개의 산성이면서 병자호란 때 왕이 일상적으로 거주한 ‘비상 왕궁’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본다”며 “이런 산성은 세계적으로 남한산성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남한산성은 왕궁과 관련된 시설을 갖췄고 축조와 운용 과정에 사찰과 승려가 동원된 점에서 독특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세계유산 등재는 국내에 있는 역사 유적이나 건축물, 자연 등이 한국에서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지켜야 할 유산으로 인정받았음을 뜻한다. 이미 사적 제57호로 보호받고 있는 데다 세계유산위원회가 “남한산성 인접 지역의 개발 행위를 적절히 통제하고, 주민들이 유산 관리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추가로 권고했기 때문에 주변 개발은 힘들 전망이다.
하지만 문화적 가치가 경제적 효과를 이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웃 일본은 교토에만 킨카쿠지, 니조조, 료안지 등 세계유산 17개가 있어 관광 특구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외국에선 세계유산만 정해 여행을 다니는 관광객들이 있을 정도로 세계유산 등재 가치가 높다”며 “이번 등재를 계기로 국내외 관광객 증대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고구려(북한 고구려 고분군)와 신라, 조선 유적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됐지만 아직 백제역사지구(익산 공주 부여)는 등재되지 못했는데 백제역사지구가 등재된다면 한반도 문화권 전체가 전 세계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