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철원에서 열린 ‘리틀 ROTCian’ 행사에서 이재형 제6사단장(앞줄 왼쪽 세 번째)과 안수환 봉사단장(다섯 번째) 등 봉사단 관계자와 행사 참가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ROTC중앙회봉사단 제공
21일 철원에서 열린 ‘리틀 ROTCian’ 행사에서 이재형 제6사단장(앞줄 왼쪽 세 번째)과 안수환 봉사단장(다섯 번째) 등 봉사단 관계자와 행사 참가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ROTC중앙회봉사단 제공
대한민국ROTC(학군단)중앙회봉사단(단장 안수환)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1일 봉사단은 ROTC 출신 장교 자녀 및 일반인 참가자, 장애인들과 함께 군부대를 방문하는 ‘리틀 ROTCian’ 행사를 열었다. 사회 각계 각층에 분단 현실과 군의 역할 등을 생생하게 알리는 안보교육 현장이다. 이번 방문지는 강원 철원군 6사단(일명 청성부대)이었다.

5대 봉사단장인 안수환 씨(ROTC 26기)는 230여명의 참가단을 이끌고 먼저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참가단은 군악대의 환영을 받으며 부대로 들어간 뒤 부대 소개, 식사를 마치고 각종 전투장비를 관람했다. 아이들은 유탄발사기가 장착된 K2 소총 등을 들고 군인 흉내를 내며 신기해 했다. 이어 특공무술 시연, 전차부대 시범 및 시승이 이뤄졌다.

참가단은 장소를 옮겨 철원읍 관전리에 있는 옛 조선노동당사 건물을 견학했다. 1946년 초 북한 영역이었을 때 러시아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북측이 반공 활동을 하던 이들을 잡아 고문과 학살을 자행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건물 뒤편 방공호에 그대로 남아 있는 유골 조각과 실탄에 참가자들은 숙연해졌다.

봉사단은 매월 넷째 토요일 정기 봉사를 한다. 사회복지법인 다니엘, SRC(옛 삼육재활원), 구립 종로노인종합복지관 등을 다니며 청소, 장애인 목욕봉사, 배식봉사, 잡초제거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태안 기름유출 사건 등 재난지역에 가 비정기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한번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은 100여명. 봉사단 초대 단장 김용진 씨(ROTC 21기), 2·3대 단장 김평기 씨(24기), 4대 단장 배현기 명가엔지니어링 대표(24기)는 거의 매번 참가하는 ‘열성회원’이다.

봉사단원 대부분은 자영업자, 소규모 회사 대표 등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연간 봉사단 운영비(1300여만원)를 외부 지원 없이 전액 자력으로 해결하며 ‘조용한 봉사’를 10년째 이어가고 있다. 봉사단은 가수·배우(지망생), 방송인, 음악가, 마술사 등 뜻을 함께하는 각계 인물의 재능기부를 통해 일일찻집 등을 운영하고 수익금을 기부하기도 한다. 헌혈봉사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1988년 임관해 11사단에서 2년간 단기 복무했던 안 단장은 “1회성이나 보여주기식의 형식적인 봉사와는 다르다고 자부한다”며 “매번 방문해 진심으로 봉사하기 때문에 복지법인에 계신 분들이 많이 반가워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부하라고 애들을 다그치기만 하는 것보다 이런 봉사활동 경험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이웃들을 보고 자신의 처지에 감사할 줄 알고, 돕고 나눌 줄 아는 정신을 아이들이 기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참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성 기자 l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