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KBS의 악의적 편집이었다. 문 후보자에 대한 친일딱지는 그렇게 조작됐다. 상식을 갖춘 국민이라면 이런 조작방송을 다른 곳도 아닌 KBS가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내보냈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게 될 것이다. 광우병 선동으로 큰 불명예를 안았던 MBC가 강연 내용을 무삭제로 방영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친일 딱지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밝혀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가고 문 후보자가 최소한 청문회장에는 서야 한다는 요구들이 강하게 제기되는 데서 그나마 우리 사회의 건전성을 엿볼 수 있다. 엊그제 학계와 언론계 종교계 문화계 인사 482명이 성명을 통해 문 후보자가 청문회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의 성명서를 낸 것도 마찬가지다.
문창극 후보자의 진정성과 애국심, 총리로서의 자질은 반드시 검증돼야 한다. 문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자신의 반론을 펼 수 있는 기회조차 제공되지 않는 상태라면 한국 민주주의는 다만 대중 정서라는 쏠림 현상에 일격을 맞아 침몰하는 배와 다를 것이 없다. 청문회는 생중계되고 표결을 통해 기록을 남겨야 한다. 그런 조건에서 선입견 없이 문 후보자의 국가관과 능력이 검증돼야 한다. 문제는 청문회에 나서는 의원들이다. 뇌물과 부정부패에 연루돼 감옥까지 들락거렸던 의원이 많다고 한다. 누가 누구를 청문하는지 모를 정도다. 실로 모순이다. 국민들도 그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