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엔디컷 총장 인터뷰 "우송대 저력, 영어토론 수업서 나와"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은 지난달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로부터 국내 지방 사립대로는 처음으로 경영교육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AACSB 인증은 하버드대 와튼대 컬럼비아대 등 세계 명문대의 5%만 인증받고 있을 정도로, 경영학 교육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졌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KAIST 등 13개 대학만 인증받았다. 이달에는 우송대와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각각 학사학위를 받은 ‘2+2 복수학위제’의 첫 졸업생도 나온다. 복수학위를 위해 외국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총 16명이다.

우송대가 짧은 기간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된 데는 2009년 국내 유일의 외국인 대학 총장에 취임한 존 엔디컷 총장(78·사진)의 노력이 가져온 결과다.

엔디컷 총장은 23일 백창현 한국경제신문 중부본부장과의 인터뷰에서 “지방 사립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기업 등에서 탐낼 만한 아시아 비즈니스 리더를 길러내는 대학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시아 경제·정치 전문가인 엔디컷 총장은 지난 40년간 미국 정부 공무원과 조지아공대 교수를 지냈다. 특히 동북아 지역에서 반핵활동을 벌여 두 차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대학 경영을 하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해외 우수 교수를 영입한 것이다. “지방 사립대가 글로벌 비즈니스환경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려면 우수한 교수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엔디컷 총장은 학교 측을 끈질기게 설득해 현재 30명의 국제경영대학 교수 중 24명을 미국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 영국 런던정경대 등 해외 명문대 출신으로 영입했다. 이들 교수는 30여개국 유학생 390명을 포함해 총 634명의 재학생에게 영어로 진행하는 토론식 수업으로 강의한다. 특히 하버드대 출신의 조슈아 박 교수가 지도하는 솔브릿지 디베이트팀은 지난해 아시아 교육토론대회에서 우승과 최고 연사상을 받기도 했다.

엔디컷 총장은 “영어로 토론하는 수업방식을 높게 평가받아 세계 최단기간인 설립 6년 만에 AACSB 인증을 받았다”며 “AACSB 인증대학의 교수는 몸값이 높아지는 등 교수 경력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계 명문대학과 학점 교류가 인정되기 때문에 졸업생들은 10년 뒤 세계 곳곳의 비즈니스 현장을 누비고 있을 것”이라며 “AACSB 인증은 지방의 작은 사립대가 글로벌 대학과의 경쟁에서 당당하게 맞설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AACSB 인증 대학들은 상호간 학점을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에 우송대 학생들은 하버드대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그만큼 쉬워졌다는 얘기다.

엔디컷 총장은 세계 명문 대학과 복수학위제를 운용해 학생들이 해외대학 학위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학부의 경우 중국 베이징외국어대, 미국 조지아공대와는 2+2복수 학위제를, 대학원은 일본 메이지대와 1+1 복수학위제를 각각 운용하고 있다. 엔디컷 총장은 “내년엔 특성화된 학과 6개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새로 개설할 글로벌철도융합학과도 국제경영대학처럼 토론식 영어 수업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