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이 뛴다②] "10월 큰 장 선다"…스팩 연내 10여개 상장 예상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연내 10여개 스팩이 상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날렵한 몸매를 무기로 주식 시장에 우회상장 열기를 이끌 것이란 관측이다.

◆ 신한2호스팩, 다음주 설립…한국·교보·하이 등 연내 상장 목표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주식 시장에 상장된 스팩은 하나머스트스팩 케이비제2호스팩 유진스팩1호 키움스팩2호 우리스팩2호 등 5개다. 뒤를 이어 미래에셋제2호스팩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우리스팩3호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2기 스팩의 설립 및 상장 붐(boom)은 신한금융투자가 잇게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ACPC를 발기인으로 다음주 2호 스팩을 설립할 예정이다. 자기자본 120억원 규모로 오는 9월말 공모를 거쳐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스팩 설립을 준비 중이고, KB투자증권이 3호를 검토하는 등 대다수 증권사들이 스팩 설립을 검토하고 있어 올해 주식 시장에 상장된 스팩은 10여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팩 설립을 준비 중인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스팩의 상장은 상장예심 통과 이후 2개월 안에 끝낼 수 있다"며 "업계 동향을 감안하면 올 10월 증시에 스팩의 큰 장이 설 것"이라고 말했다.

◆ "시장은 날렵한 스팩을 원한다"

1기 스팩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은 2기 스팩은 덩치를 줄여 공략에 나섰다. 1기 스팩은 2010년부터 22곳이 생겨났지만 합병에 성공한 곳은 10개에 불과했다.

1기 스팩의 평균 공모액은 200억원대로 규모가 컸다. 그러나 비상장기업들은 덩치가 큰 스팩을 기피했다. 스팩과 비상장사 합병시 양사의 가치를 따져 합병비율을 산정하는 데, 스팩의 총자산 규모가 크면 그만큼 비상장사 주주들의 지분이 많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2기 스팩들은 총자산 규모를 60억~170억원으로 낮췄다. 규모가 작아진 만큼 합병 대상 기업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도 장점이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코스닥상장기업의 공모 규모별 분포는 공모 규모가 100억원 이하인 기업이 전체 상장기업수의 약 59.3%를 차지했다. 100억~200억원 사이의 기업은 전체의 24.8%였다. 이를 감안하면 규모가 작을수록 합병을 검토할 수 있는 대상이 많아지는 것이다.

현재 상장 5개 스팩은 모두 코스닥시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미래에셋제2호스팩과 우리스팩3호도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고, 교보 하이 한국 등도 코스닥시장을 목표하고 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장은 "스팩은 어떤 기업과 합병할지 모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투자 판단의 근거가 없다"며 "이같은 불확실성 리스크는 규모에 따라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덩치가 클수록 자금조달 및 운영 비용도 커진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스팩에 관심을 갖는 비상장사들이 대부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며 "스팩의 코스닥 상장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