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그룹이 KB금융지주와 경영진에 대한 금융감독원 징계조치와 별개로 LIG손해보험 경영권을 KB금융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LIG그룹과 KB금융은 27일 LIG손해보험 지분 19.83%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26일로 예정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KB금융에 대한 징계 확정 여부와 LIG손해보험 인수가 무관하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KB금융은 이사회가 경영권 인수 계약을 승인하면 LIG그룹과 곧바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27일 오후 3시 이사회를 열어 LIG손해보험 지분 인수 계약을 승인할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LIG손해보험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데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사회에서도 매매계약에 대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KB금융 이사회는 LIG손보 인수를 통한 은행과 보험사업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경영진 판단에 동의했다. 인수합병(M&A)이 성공할 경우 최근 KB금융의 잇따른 금융사고와 경영진 갈등으로 초래한 위기 상황을 쇄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IG그룹과 KB금융의 이런 방침은 금융당국의 징계 수위에 따라 LIG손해보험 매각 여부가 좌우될 것이라는 기존 관측과 배치된다. KB금융이 ‘기관경고’를 받더라도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금융당국 자회사 편입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회사 관리가 허술한 KB금융에 대형 보험사를 맡길 수 있겠느냐는 게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하면 KB금융의 자산 규모(신탁 및 관리자산 제외)는 약 319조원으로 종전 1위인 신한금융(318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총자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90.7%에서 85.2%로 낮아진다.

좌동욱/김일규/정영효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