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보상·수수료 환급…'펀드 세일'
미래에셋증권은 온라인 전용펀드 가입자에 대해 선취 판매수수료를 떼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 수익이 줄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대홍 온라인비즈니스 본부장은 “크게 확대되고 있는 온라인 자산관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펀드시장은 ‘바겐세일’ 중이다. 각종 펀드 수수료가 전례 없이 떨어지고 있다. 고객을 잃지 않으려는 증권업계의 고충과 펀드 슈퍼마켓과 같은 저가형 판매 채널 증가에 따른 효과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펀드의 총보수비용률(TER)이 지난달 0.81%로,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역대 최저치다. 총보수비용률은 펀드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운용·판매·수탁보수 등 모든 비용을 전체 순자산으로 나눈 지표다. 이 비용이 낮아지면 투자자가 펀드를 환매한 뒤 실제 손에 쥐는 수익금이 늘어난다.

총보수비용률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5월(1.24%)부터 2007년 12월(1.72%)까지 꾸준히 올랐다. 이때가 최고점이었다. 현재의 펀드보수는 2007년 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가장 큰 원인은 경쟁 격화다. 증권사 은행 등이 쪼그라든 펀드시장을 놓고 양보 없는 ‘고객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펀드 슈퍼 등 저가형 채널도 등장했다. 지난 4월 말 개장한 펀드 슈퍼는 판매보수를 일반 창구에서 취급하는 오프라인 펀드 대비 3분의 1 가격으로 책정, 지금까지 454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온라인 펀드시장의 전통 강자인 키움증권은 지난달 ‘최저가격 보상제’로 맞불을 놨다. 총 600여개 펀드가 대상이다. 민석주 금융상품팀장은 “펀드 가입 고객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분기마다 각 상품 비용을 계산해 더 많이 낸 부분이 있으면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연금 및 레버리지펀드, 채권혼합형펀드 등의 판매·운용 보수를 최대 30% 넘게 낮췄다. 현대증권은 연말까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펀드에 가입하는 사람에게 펀드보수의 50%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대상 펀드는 1100여개나 된다.

인덱스펀드, 채권형펀드 등 비(非) 주식형 비중이 커지는 것도 수수료 하락의 주요 배경이란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인덱스펀드 등의 보수는 주식형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