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5일 오후 4시36분

동부제철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추진하면서 동부그룹 제조업 계열사는 물론 금융 계열사에까지 후폭풍이 일고 있다. 정보기술(IT) 서비스 계열사인 동부CNI는 회사채 발행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금융계열사인 동부캐피탈은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25일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동부CNI에 자율협약 관련 위험을 감안해 증권신고서를 정정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동부CNI는 다음달 1일 25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목적으로 지난 2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다음달 5일 만기도래하는 200억원의 회사채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전날 동부제철과 채권단의 자율협약 추진 사실이 전해지면서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일각에선 발행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비금융 계열사들의 신인도 악화는 일부 금융 계열사에도 전이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동부제철이 지분 50%를 보유한 동부캐피탈 단기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B+’로 한 단계 낮추고, 새 등급 역시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핵심 금융 계열사인 동부화재의 신용 역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밝혔다. 지배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상당 부분 담보로 제공돼 있어 채권단의 담보권 행사 여부에 따라 지분구조가 바뀌거나 경영권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부증권에 대해서도 “그룹 비금융 계열사 유가증권 판매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여부가 이슈로 드러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동부생명이나 동부저축은행 신용등급의 경우 악영향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는 동부그룹 계열사 주가가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동부제철 주가는 전날에 이어 14.39% 하락한 1785원으로 마쳤다. 동부건설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것은 물론 동부CNI(-14.50%) 동부로봇(-11.07%) 동부하이텍(-10.03%) 등도 10~14% 급락했다.

이태호/안상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