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를 하는 아내와 이를 질책하며 폭력을 휘두른 남편 중 혼인 파탄의 책임은 남편에게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산가정법원 1부는 A씨(41·여)와 B씨(58) 부부가 청구한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남편 B씨가 아내 A씨에게 위자료로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05년 결혼한 두 사람의 사이는 2012년부터 삐걱댔다. B씨는 아내가 한 달에 신용카드로 2500만원을 지출한 사실을 알게 된 뒤 과소비를 문제 삼으면서 A씨가 갖고 있던 신용카드를 몰수하고 직접 금전관리를 시작했다.

B씨는 회사 연매출이 20억원에 가까워 결혼 후에 상당한 재산이 모였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재산현황 파악에 나선 그는 크게 실망했다.

부부 앞으로 10억원이 넘는 보험에 가입하고, 부동산 취득 등과 관련해 금융기관과 보험회사에서 20억원에 가까운 돈을 대출받아 이자로만 월 1천만원 이상 지출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자녀 두 명의 교육비로 월 1천500만원 이상 나가고 있었다.

B씨는 재산이 자신의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자주 술을 마시고 새벽에 귀가하면서 아내를 비난하고 원망했다.

B씨는 2013년 1월 A씨의 알몸을 카메라로 촬영해 성적 수치심을 주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 B씨는 한 달 뒤 협의이혼재판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A씨를 위협하며 3시간가량 폭언과 폭행을 가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혔다.

이에 재판부는 "A씨가 방만하고 무분별하게 가정경제를 운영한 잘못이 있지만, B씨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가계운영과 재무상황이 어떠한지 충분히 알 수 있어 방만한 가계운영에 대한 잘못이 원고에게만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B씨가 대화와 설득으로 원만하게 금전관리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원망과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골프채로 아내를 폭행하는 등 극단적인 폭력을 행사해 부부갈등을 봉합할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심화시킨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