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 개봉하는 영화 ‘좋은 친구들’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지성.
내달 10일 개봉하는 영화 ‘좋은 친구들’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지성.
폭력이 난무하는 누아르 영화(범죄 영화) 홍수 속에서 세 남자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 ‘좋은 친구들’(감독 이도윤)이 다음달 10일 개봉한다. 둘도 없는 우정을 간직해온 소방관 현태(지성), 보험왕 인철(주지훈), 식품유통업자 민수(이광수)가 서로를 의심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다. 지성(37)이 현태 역을 맡아 전작 ‘나의 PS파트너’에 이어 흥행 성공에 도전한다. 26일 서울 광화문 근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완성작을 보니 재미있더군요. 제 내면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많이 잘린 게 아쉽지만요.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자연스러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었어요. 깡패들이 아니라 평범한 직업을 갖고 있는 보통사람의 누아르란 점에 특히 끌렸어요.”

그가 맡은 현태 역은 인철보다 비중이 작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타입이라 주목도도 낮다.

“제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진실성이 있고 완성도가 높은 스토리여서 출연했어요.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여서 연기를 하는 동안 끊임없이 제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촬영장에서는 후배들인 주지훈(32), 이광수(27)와 호흡이 잘 맞았다고 했다. 주지훈은 자신보다 큰 키로 내려다보는 눈빛이 건방져 처음에는 걱정했다. 그러나 겪어보니 선입견이 부끄러웠다고. 예능프로 ‘런닝맨’의 이광수는 연기 도중 깨진 소주병 파편에 찔렸지만 고도의 집중력으로 장면을 끝마쳤다고 칭찬했다.

그는 방송 드라마 ‘로열 패밀리’ ‘보스를 지켜라’ ‘비밀’ 등에서 잇따라 부잣집 아들 역으로 출연했다. 엘리트 역을 주로 하다가 재벌 역으로 이동한 셈이다.

“멋지고 완벽한 재벌 캐릭터가 아니라 심리적인 면에서 부족한 재벌 캐릭터예요. 그게 더 현실적이거든요. 그런 인물이 장애물을 극복하고 목표를 성취할 때 더 감동적이기도 하고요.”

그는 연예계에 드문 ‘아침형 인간’이다. 매일 밤 10~11시께 잠자리에 들어 아침 6시에 일어나 조깅을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자서전을 읽고 이런 습관을 굳히기로 결심했어요. 놀랍게도 지난 4월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하얏트호텔 피트니스센터에서 우연히 함께 운동을 했어요. 저는 일 때문에 투숙했는데 바로 옆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뛰더군요. 그분은 저를 몰랐어요. 낡은 운동복을 입고 일반인과 함께 운동하는 모습에 감명받았죠.”

그는 지난해 9월 결혼한 이보영과의 ‘스타 커플’ 생활도 들려줬다. “결혼 9개월이 됐지만 서로 바쁘게 살다보니 한 달밖에 안 된 것 같아요. 결혼하기 전보다 제 삶의 목표가 명확해졌어요. 뒤늦게 결혼한 만큼 아기를 빨리 갖고 싶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