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터진 불법도청 사건으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83)과 그의 측근이 아직도 경찰서와 법원을 드나들고 있지만 소송전 때문에 경영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던 예상은 빗나갔다.

도청 파문 딛고 더 강해진 '머독왕국'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머독이 소유한 전체 미디어 기업 시가총액은 지난 3년 새 480억달러에서 850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머독은 2011년 7월 도청 파문 직후 뉴스코프 산하 21세기폭스를 분사했고, 이 기간 21세기폭스 주가는 주당 15달러에서 35달러로 상승했다.

머독 회장은 도청사건 후 인수합병(M&A)에 오히려 적극 나섰다. 뉴스코프와 21세기폭스는 2012년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소셜뉴스서비스인 스토리풀(2500만달러), 로맨틱 소설 전문 출판사 할레킨(4150만달러) 등 소규모 미디어 기업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지난달엔 사모펀드 아폴로글로벌매니저먼트와 합작해 세계 최대 TV 프로그램 제작사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뉴스코프 산하 뉴스인터내셔널이 발행하던 타블로이드 신문 뉴스오브더월드는 2000~2006년 특종 취재를 위해 정치인과 연예인 등 600여명의 전화를 엿들은 혐의를 받고 있다. 영국 법원은 지난 24일 앤디 컬슨 전 편집국장을 유죄 평결했지만 머독의 최측근인 레베카 브룩스 전 뉴스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 등 6명은 무죄 평결을 받았다. 머독 회장은 곧 아들 제임스 머독과 함께 조사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