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창조경제를 위한 글로벌 녹색투자시장 조성전략 세미나’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박영준 금융감독원 부원장(왼쪽부터), 유광열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 김용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 박용수 RG에너지자원자산운용 대표, 강철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등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창조경제를 위한 글로벌 녹색투자시장 조성전략 세미나’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박영준 금융감독원 부원장(왼쪽부터), 유광열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 김용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 박용수 RG에너지자원자산운용 대표, 강철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등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들어선 인천 송도에 역외금융센터를 설립해 민간자본이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세금 혜택이 주어지는 ‘에너지 절감형 녹색채권’ 등이 거래된다면 송도가 ‘글로벌 녹색금융 허브’가 될 수 있을 겁니다.”(이찬근 인천대 교수)

인천 송도를 글로벌 녹색금융과 투자 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한 국제 세미나가 ‘창조경제를 위한 글로벌 녹색투자시장 조성전략’을 주제로 26일 국회에서 열렸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미국 델라웨어대 에너지환경정책연구소의 존 번 석좌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가 참석한 이 세미나는 국회 지속가능경제연구회 대표인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국가재정연구포럼 대표인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한국판 SEU채권 도입해야”

"송도에 역외금융센터 설립…글로벌 녹색투자 허브로 키워야"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번 교수는 GCF는 물론 한국의 녹색투자 사업모델로 미국이 시행하고 있는 에너지절감연계채권(SEU채권)을 제안했다. 번 교수는 델라웨어대 에너지환경정책연구소를 이끌고 있으며, 2007년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SEU채권은 델라웨어주 등이 에너지 효율 및 절감 계약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공공기관과의 에너지 절감 계약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에너지 절감 계약이 이행돼 이익이 남으면 성과급을 주는 방식이다.

번 교수는 “델라웨어주는 2011년 8월 기준 12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1600억원 상당의 에너지 절감 보장 계약을 맺었다”며 “에너지 효율을 담보로 발행된 채권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평가에서 미국 국채와 같은 신용등급인 AA+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GCF도 다국적 다자간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SEU 같은 새로운 금융기법을 만들어 내야 하고 한국이 그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도에 역외금융센터 설립…글로벌 녹색투자 허브로 키워야"
정부를 대표해 GCF 이사를 맡고 있는 유광열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은 “한국판 SEU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얼마든지 GCF의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강철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GCF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가 미국·중국·일본 정부의 돈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며 “탄소거래세의 1~2%를 GCF 기금으로 조달하게 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기후금융 역외센터 추진해야”

이날 세미나의 사회를 맡은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한국은 GCF 유치로 녹색산업의 중심지로 갈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며 “공공자금과 민간자본이 우수한 사업모델을 만들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느냐가 창조경제로 이어지는 핵심 고리”라고 강조했다.

이찬근 교수는 “기후금융에 특화된 역외금융센터를 송도에 설립해 민간자본이 GCF 재원 조달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거주자 간 거래시 세금 및 규제 혜택이 있는 역외금융센터를 설립하면 중국의 에너지 감축 사업자들이 송도에 법인을 세우고 절세형 녹색채권 및 펀드를 거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영준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룩셈부르크가 20년 전 UCIT라는 유럽펀드 거래를 선점한 뒤 1인당 국민소득 10만달러에 육박하는 경제 성과를 달성했다”며 “중국 자본을 활용해 GCF가 제대로 기능을 한다면 송도는 글로벌 녹색투자 허브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김용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선진국이 GCF 재원조달 약속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 투자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며 “송도에 역외금융센터를 설립하는 문제도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