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100원 뺐을 뿐인데…"값 싸네"
어떤 주점에 잔으로 파는 두 종류의 와인이 있다. 6000원짜리 프랑스산과 7000원짜리 이탈리아산이다. 어떤 와인이 더 좋은지 참고할 만한 정보를 주지 않자 약 70%의 사람들이 6000원짜리 저가 와인을 골랐다. 그 옆 주점의 메뉴는 좀 달랐다, 두 종류의 와인은 같았으나 9000원짜리 뉴질랜드산 와인이 메뉴에 추가돼 있었다. 더 비싼 와인의 맛이 지닌 차이를 감별할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한 대다수 사람들은 7000원짜리 이탈리아산을 주문했다.

첫 번째 주점과 달리 두 번째 주점의 손님들은 왜 와인값에 1000원을 더 썼을까. 대부분의 인간에겐 극단적인 선택을 피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세 가지 선택지가 주어지면 중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비싼 상품을 미끼상품으로 내걸면 그보다 조금 가격이 낮은 상품이 매력적으로 인식된다는 얘기다.

《9900원의 심리학》은 이와 같이 소비자의 선택이 가격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지 심리학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먼저 소비자들이 제품을 대략적인 가격대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9900원 같이 9자로 끝나는 가격정책이 왜 효과적인지 설명한다.

2000원과 2500원은 차이가 비슷해 보이지만 1990원과 2490원은 훨씬 큰 것으로 인지하고 더 값싼 쪽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