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아스 두아르테 구글 부사장 인터뷰
“구글의 디자인 철학은 ‘단순함(simple) 빠름(fast) 즐거움(fun)’입니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마티아스 두아르테 부사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소프트웨어는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빠르게 작동하면서도 재미있어야 한다”며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를 디자인할 때 이러한 요소를 살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뛰어난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두아르테 부사장은 지난 25일 열린 구글의 개발자 콘퍼런스 ‘I/O 2014’에서 차기 안드로이드를 위한 이른바 ‘머티어리얼(직물) 디자인’을 공개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머티어리얼 디자인은 평평한 화면에 그림자와 같은 음영 처리와 다양한 원색 등으로 질감을 구현한다는 개념이다. 마치 화면 안에 종이를 쌓아 올린 것처럼 입체감을 살리면서도 단순함도 추구한다.

두아르테 부사장은 새로운 디자인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생태계 확장과 연관이 깊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의 OS가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 노트북 TV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확장되면서 통일된 디자인을 구현해 나갈 필요가 생겼다”며 “디자인은 예술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의 OS가 들어가는 다양한 기기들에 통일성을 주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머티어리얼 디자인이라는 설명이다. 두아르테 부사장은 그동안 구글의 소프트웨어 디자인이 너무 변덕스러웠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디자인은 일종의 프로세스”라고 반박했다. 사람들이 써보고 문제점을 발견하며 계속 바뀌는 것이 디자인이라는 설명이다.

칠레 태생의 두아르테 부사장은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과거 정보기술(IT) 업체인 팜의 OS팀에서 사용자환경(UI)을 만드는 전문가로 일하기도 했다. 평소에 좋아하는 의류 브랜드를 묻자 “로버트 그레이엄 셔츠와 아르마니 재킷”이라고 답했다.

샌프란시스코=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